"알고 누리고 나누는, 주님의 소원"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롬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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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21:3>

3. 시몬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겠소” 하니,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소” 하고 말하였다. 그들은 나가서 배를 탔다. 그러나 그 날 밤에는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다.

<깊은 영혼의 밤에>

우리가 신앙생활을 할 때 영적인 인내는 무척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그것이 신앙의 분명한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을 돌이켜보면 처음으로 예수님을 만났을 때 생각만 해도 기쁨과 감사가 넘치던 황홀한 시기가 있습니다. 이런 시기를 감각적 능동의 밤이라고 부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죄된 생활를 회개하고 세상에 물들지 않고 경건하게 살기 위하여 능동적으로 찬양과 기도와 말씀, 영적 독서와 신앙수련에 힘씀으로 영적 만족과 마음의 평화를 누리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 단계는 지속되지 않습니다. 그런 충만함이 있고나면 그 다음에는 침체의 단계가 옵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 것 같은 때, 내가 영적으로 메말라 있다고 느끼는 순간. 이럴 때를 감각적 수동의 밤이라고 합니다. 신앙수련에서 더 이상 아무런 느낌을 받을 수 없고 메마르고 영적퇴보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기도도 잘 되지 않는 답답한 심적 상태를 특징으로 합니다. 능동적 신앙 행동이 희미해짐으로 얼핏 메마르다고 느낄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 이 때는 하나님의 은총에 의해서 영혼이 정화되는 시기입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심지어 하나님이 나를 고통 가운데 방치해 놓으신 것 같은 깊은 고난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이것을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고 부릅니다. 어두운 밤이 오면 내 기도는 지붕을 뚫고 올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두운 밤이 오면 내가 읽는 성경은 재로 변합니다. 어두운 밤이 오면 내 영혼이 감동했던 말과 책, 노래는 더 이상 감동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 영혼이 사막에 있는 것 같아 모든 사람이 나의 적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에도 낙심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이 때 신앙의 가장 중요한 한 단계에 이른 것입니다. 이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 단계인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거기서부터 신앙의 두 갈래 길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한 갈래 길은 영혼의 밤을 잘못 보내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위험성이 나타나는 길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서 돌아가시던 밤에 주님을 세 번 부인하는 삶을 통해 영혼의 깊은 어둠을 경험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하며 예수님을 만나기 전으로 되돌아가려 합니다. 많은 경우에 이런 일들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극심한 영혼의 밤을 이겨내지 못하고 옛날로 돌아가는 것에서는 아무런 유익을 얻지 못합니다. 베드로는 옛날로 돌아가 물고기를 잡던 그날 밤 아무것도 잡지 못합니다. 주님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 우리에게는 더 이상 옛 삶이 돌아갈 피난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반면에 다른 한 갈래의 길은 영혼의 밤을 잘 이겨내고 나서 그 다음 단계인 성숙의 단계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이스라엘은 출애굽이라는 기적적 은혜를 통해서가 아니라 광야를 통해서 비로소 우리를 빚으시고 만드셔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장시키십니다. 영혼의 깊은 광야를 지나며 그 속에서 나와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깨닫지 못한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향기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신앙의 밝은 면만을 바라보며 좋은 일만을 좇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주신 광야라면 그 곳에 머물며, 그 광야에서 자라는 것을 인내함으로 기다리는 사람들이 되어가십시다. 

우리는 영혼의 어두운 밤에 하나님이 도대체 계시기는 한 것인가? 내 기도를 들으시긴 하시나? 나를 사랑하긴 하시나? 와 같은 모호한 단계를 거칩니다. 하지만 이 모호함의 단계를 넘어서 비로소 하나님이 명료하신 분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욥의 고백처럼 “이제는 제가 눈으로 주님을 봅니다”라는 신앙의 단계는 영혼의 어두운 밤을 통해서야 비로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두운 밤에 무엇을 합니까? 우리는 우리가 하나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속에서 기다림을 배우고 인내를 배워야 합니다. 비록 하나님이 멀리 계신 것 같을지라도 옛날로 돌아가려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치열하게 싸워서 인내로 우리 영혼을 얻어야 합니다 (누가복음 21:19). 이처럼 기다림과 인내 속에서 내 영혼에 펼쳐진 어두운 밤을 넘어 새로운 신앙의 단계로 성장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어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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