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누리고 나누는, 주님의 소원"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롬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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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안하고 살아온 4050세대가 말하는 非婚

 

49세 女공무원 “안맞는 사람과 결혼해 살면 50

마음 맞는 이와 결혼하면 100, 내 인생은 70점”

 

비혼을 꿈꾸는 2030세대가 가장 궁금한 건 40대 이후의 삶이다. 지금이야 아무 불편함이 없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외로워하며 불행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2010년 현재 우리나라 40세 이상 남녀 중 4%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비혼자다. 이들에게 비혼의 삶에 대해 물었다.

 

#1. “고독사(孤獨死)가 두렵다”

 

고위공무원인 비혼녀 임민지(가명·49·여) 씨는 스스로를 ‘골드 미스’ 대신 ‘골병든 미스’라 부른다. 25년 넘게 공직 생활을 해오며 차곡차곡 재산을 모아왔고 외모도 40대 초반처럼 보일 만큼 젊음을 유지하고 있지만 비혼 여성으로 사는 게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임 씨는 요즘 “내가 고독사를 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안고 산다. 혼자 살다 보니 자신이 잘못되더라도 낯선 이웃에게 발견되기 전까진 아무도 모를 거란 불안감이 가시질 않는다.

 

결혼정보회사 선우(대표 이웅진)가 결혼하지 않은 2050대 남녀 1000(남녀 각 500)에게 ‘당신은 왜 결혼하려 하는지’를 물어보니 ‘노후에 외롭지 않으려고’(42.02%)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임 씨는 40대에 접어들면서 친구들과의 만남도 부쩍 줄었다. 30대까지만 해도 친구들 모임에 나가면 공통된 대화거리가 있었지만 이젠 대화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 결혼한 친구들은 늘 자식 자랑이나 교육에 관한 이야기 아니면 남편 흉보기에 여념이 없다. 결국 서서히 소외감을 느끼다가 모임에 발걸음을 끊었다.

 

간혹 회식 자리가 생겨도 마음 편히 술을 마시지도 못한다. 혹시나 술에 잔뜩 취하더라도 데리러 와줄 남편이 없기에 스스로 더욱 몸가짐을 조심한다. 하지만 그는 진정한 외로움이란 ‘기대할 대상’이 있을 때 더 크게 느끼는 거라 믿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울 때는 퇴근할 때 지하철이나 버스를 일부러 반대 방향으로 타는 정도의 소심한 ‘일탈’을 해볼 뿐이다. 주말에는 TV 앞에서 보내는 날이 많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결혼을 하고 싶진 않다. 임 씨는 이제 남자에게 설렘을 느끼지 않는다. 오십줄이 가까워오니 결혼 안 한 남자를 찾기 힘들 뿐만 아니라 그나마 혼자인 남자들은 대부분 임 씨의 경제적 수입에만 집착했다.

 

한 맞선남은 국민연금공단 직원이었는데 미리 임 씨의 급여를 알고 나왔는지 “정말 월급이 그것밖에 안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또 다른 맞선남은 “찜질방을 하나 차려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비혼으로서의 삶을 ‘70점’으로 평가했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결혼해서 사는 게 100점이고 마음이 맞지 않은 상태로 결혼해 사는 게 50점이라 치면 그 중간 정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늘 ‘100점의 삶’에 대한 아쉬움을 안고 산다.

 

임 씨는 “내 경험상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결혼을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는데 억지로 결혼하면 비혼보다 더 불행하다”며 “비혼을 선택하려면 반드시 직장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52세 男회사원 “여성들과 자유교제, 삶의 큰 활력

최근 결혼 고민했지만 더 행복해질 자신없어 포기”

 

#2. “성욕만 해결된다면 비혼도 좋다”

 

무역업체 전무 유종환(가명·52) 씨는 비혼의 삶이 나름 만족스럽다. 넉넉한 경제력과 활동적인 성격을 바탕으로 마음에 드는 여성을 폭넓게 만나왔다. 결혼한 또래 친구들이 아내 눈치를 보느라 급급할 때 유 씨는 아무 간섭 받지 않고 밤거리를 활보하며 화려한 삶을 즐기고 있다. 그는 친구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유 씨는 여러 여성들과 자유롭게 교제하면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만약 결혼을 했다면 지금처럼 50대의 나이에 건강한 성욕을 유지하지 못했을 거라 확신한다. 그의 기혼 친구들이 아내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으며 “부부관계를 가진 지가 언제인지 생각도 안 난다”고 한탄할 때면 더욱 그렇다. 그는 “나이를 먹어도 데이트를 할 파트너를 계속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굳이 결혼을 하지 않는 게 남자로서 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따금 ‘만약 내가 퇴직해도 지금처럼 마음껏 여성을 만나며 지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면 지금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절박함이 들기도 한다. 최근엔 더 나이 들기 전에 결혼을 할까도 잠시 고민했지만 지금보다 행복하게 살 자신이 없어 곧 포기했다. 그는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

 

#3. “내 성공의 비결은 비혼”

 

사업가 정은주(가명·48·여) 씨는 성공의 비결로 비혼을 꼽는다. 정 씨는 20대 때부터 꿈꿔온 창업 활동에 매진하기 위해 비혼으로 살겠다고 결심했다. 대학 졸업 후 4년 동안 잡지사를 다니다가 편집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꾸렸다. 혈혈단신으로 시작한 사업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 지역에서 ‘유지’라 불릴 만큼 번창했다.

 

그는 결혼을 했다면 지금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거라 확신한다. 편집디자인은 창의력을 요하면서 마감까지 맞춰야 해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데 가정을 가졌다면 그럴 여건이 됐을지 의문이다. 일에 몰입하는 걸 즐기는 성격이라 서른 즈음에 만났던 남자친구와 결혼 문제로 다투다 헤어진 이후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지도 않았다. 연애를 하지 않아도 사는 게 불편하진 않았다. 오히려 육아나 집안일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일만 할 수 있어 좋았다.

 

처음엔 걱정스럽게 바라봤던 친구들이 결혼 뒤에는 “너만큼은 절대 결혼하지 마라”라고 말해줄 때마다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들었다. 가족이 없다 보니 굳이 큰 집에 살 필요가 없고 자녀에게 쓰는 비용도 없다 보니 돈이 차곡차곡 쌓여 노후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 물론 혼자 살다 보니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럴 때면 조카들에게 애정을 쏟으며 가족애를 채웠다.

 

그녀는 만약 시간을 되돌려 20년 전으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거라고 했다. 다만 비혼으로 살아보니 여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이 크다는 걸 실감했다. 그를 처음 만난 사람들은 대표 직함이 적힌 명함을 보고 대부분 ‘남편이 돈이 많나 보다’라고만 생각할 뿐 그녀가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을 이뤘다고는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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