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누리고 나누는, 주님의 소원"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롬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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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디아서 4:12-20 [새번역]

12.형제자매 여러분, 내가 여러분과 같이 되었으니, 여러분도 나와 같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내게 해를 입힌 일은 없습니다.

13.그리고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내가 여러분에게 처음으로 복음을 전하게 된 것은, 내 육체가 병든 것이 그 계기가 되었습니다.

14.그리고 내 몸에는 여러분에게 시험이 될 만한 것이 있는데도, 여러분은 나를 멸시하지도 않고, 외면하지도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나를 하나님의 천사와 같이, 그리스도 예수와 같이 영접해 주었습니다.

15.그런데 여러분의 그 감격이 지금은 어디에 있습니까? 나는 여러분에게 증언합니다. 여러분은 할 수만 있었다면, 여러분의 눈이라도 빼어서 내게 주었을 것입니다.

16.그런데 내가 여러분에게 진실을 말하기 때문에 여러분의 원수가 되었습니까?

위에서 내가 말한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열심을 내는 것은 좋은 뜻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17.여러분을 내게서 떼어놓아서, 여러분으로 하여금 자기네들을 열심히 따르게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18.그런데 그들이 좋은 뜻으로 여러분에게 열심을 낸다면, 그것은, 내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좋은 일입니다.

19.나의 자녀 여러분, 나는 여러분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이 이루어지기까지 다시 해산의 고통을 겪습니다.

20.이제라도 내가 여러분을 만나 어조를 부드럽게 바꾸어서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여러분의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당황하고 있습니다.


"내가 주인이 아닙니다"


바울은 평생 선교여행을 세 번을 다녀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첫 번째 선교여행은 바울이 갈라디아에 있는 교인들을 처음으로 만났던 때였습니다. 이 때에 바울은 바나바가 중심이 된 선교팀의 한 멤버로서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이 선교팀은 바나바의 고향이었던 구브로 (사이프러스) 섬을 지나서 소아시아 지역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큰 도시를 중심으로 복음을 전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바울의 눈이 많이 아프게 됩니다. 이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하면서 선교팀은 방향을 바꾸어서 갈라디아 지역으로 들어가서 그 곳에 사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게 됩니다. 그런 갈라디아 교회가 처음에 바울이 전했던 복음에서 떠나서 율법에 얽매이는 신앙을 띠는 것을 보고 바울은 무척 마음 아파합니다. 그리고는 이들에게 아버지가 자녀를 품는 간절한 마음으로 구원에 이르는 복음이 무엇인지를 애타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첫째로, 우리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닙니다. 오늘의 말씀은 계획은 우리가 세우지만 결과는 주님이 인도하신다는 것을 선명히 보여줍니다. 바울 일행의 원래 목적지가 아니었지만 그 곳으로 이들의 길을 인도하신 하나님의 계획이 바울과 갈라디아 교인들을 만나게 하셨고, 이들의 만남이 있었기에 바울 복음의 진수를 알려주는 갈라디아서가 쓰여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삶이 우리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좋습니다. 우리가 주님 안에 거하며 살기만 하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내 계획보다 큰 주님의 결과를 우리 삶에서 이루어내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기억하십시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앞길을 계획하지만, 그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잠언 16:9)” 이 하나님의 길이 우리의 계획보다 큽니다. 그 하나님의 계획이 우리 각자의 삶에 일어날 수 있기를 기도하고 소망합니다.


둘째로, 내 몸의 주인이 내가 아닙니다. 바울은 자기의 평생 지병을 가지고 살았지만 그 병이 바울의 삶을 어렵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자기의 약한 것이 더욱 유익이 된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늘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의 본문은 이처럼 우리의 약한 것이 더욱 유익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보고 기도로 함께 버텨줄 수 있는 공동체를 만났을 때라고 말합니다 (14-15절). 내가 혼자가 아니라 나와 함께 있는 이들의 마음이 나를 받치고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내 몸의 약함이 오히려 내게 더 유익이 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삶의 관계망에서 소외되어서 격절되어 있는 이들의 벗이 되어주는 곳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한국에 있는 한 시골교회는 버려진 가로수의 버팀목을 가져다가 십자가를 만들어 교회에 걸어두었습니다. 왜냐하면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어주다가 필요가 사라지면 버려지기도 하는 것이 십자가 정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공동체로 만들고 생명을 살리는 가정교회는 개인주의가 지배하는 이 세상의 문화에 대한 매우 효과적인 저항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그 길 위에서 낙심하고 버텨주어서 고맙습니다. 우리 안에 목장들이 되살아날 때 해체되었던 관계망이 복구될 것입니다. 가는 곳마다 식탁공동체를 만드셨던 그리스도를 따라 개인과 개인이 서로를 향한 이해로 나아가지 않는 불통의 세상을 하나의 식탁에서 함께 식사함으로 식구가 되는 소통의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 하는 우리의 노력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닙니다. 이 삶의 노력이 우리 교회 목장 하나하나에 넘쳐나서, 누군가가 힘들 때 함께 버텨주는 공동체로 우리의 목장들이 변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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