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제 아내는 한국 시간으로 지난 수요일 저녁 서울에 도착해서, 목요일 새벽예배를 인근 성당에서 드리게 되었습니다. 성당의 새벽미사를 참석한 것은 저에게 아주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거의 한 시간에 가까운 새벽미사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성도들이 참석했습니다. 주일을 포함하여 매일 새벽 이와 같은 미사를 드린다는 것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신부님이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를 본문으로 새벽 강론을 하셨고, 새벽 미사 중 세곡의 찬송을 불렀는데, 첫 번째 불렀던 찬송가의 마지막 부분이 이렇게 끝이 납니다. 1절: 너의 죄악이 진홍색 같을 지라도 눈과 같이 희게 되리라. 2절: 나는 죄인의 죽음을 원하지 않고 오히려 살기를 원하노라. 3절: 여인이 혹시 아들을 잊는다 해도 나는 너를 잊지 않겠노라.
가톨릭의 모든 미사는 강론보다는 성찬식이 중심에 있습니다. 새벽미사에서도 정성스럽게 상당히 긴 시간에 걸쳐서 성찬식이 거행되었습니다. 두 명의 어린 소년들이 미사를 집례하는 신부님을 보조했는데 신부님이 말씀을 강론할 때와 미사를 집례할 때 단의 좌우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그 마음이 어떤지는 몰라도 하나님의 말씀과 성찬에 대한 존중이 너무나도 강렬하게 선포되는 이미지였습니다. 한국에 도착해서 첫날 새벽 성당에서 갖는 새벽기도 시간에 하나님께서는 신부님의 강론과 성찬을 통해서 이 세상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과 영혼구원에 집중해야 하는 저의 사명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셨습니다.
저는 미국으로 귀국하기 전에 캄보디아 방문과 한국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 서둘러 어머님 계신 부산으로 내려가서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어머님께서 이모님들과 가까이 지내시는 것도 한 가지 가능한 옵션이어서 이모님들을 방문했는데, 큰 이모님과 대화하는 중에, 큰 이모님이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할 준비가 다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저의 어머님께서 영혼구원의 사명을 위해서 이모님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큰 이모님은 평생을 누구보다 착하게 사셨지만 참 고달픈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인생을 살아 오셨습니다. 바람기로 늘 마음고생 시켰던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들은 장가를 가서 손자를 두었는데 며느리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시집간 딸이 조카를 돌보고 있고, 이모님은 혼자가 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 당뇨로 눈은 점점 어두워지고 그리고 신장이 좋지 않아 일주일에 세 번 투석을 하며 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모님 말씀이, 주위를 둘러보니 예수 믿는 사람들 욕을 많이 해도, 그래도 안 믿는 사람보다는 좀 더 낫다 하십니다. 그리고 예수 믿는 사람들의 인생이 더 평탄하다 하십니다. 실제로 저의 집안만 보아도 외가와 친가의 많은 가정 중에 예수 믿는 세 가정 있는데 예수 믿지 않는 가정들과 너무나 대조되게 행복합니다.
그러나 착하기는 이모님 본인이 더 착한 것 같은데, 착한 사람이 천국 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 믿는 사람이 천국 간다는 말이 선뜻 동의하기가 힘드신 것 같습니다. 이모님 댁에서 하룻밤을 자고 새벽에 일찍이 깨어 기도로 준비하고 이모님 일어날 때를 기다렸다가 “자식의 권세”에 대해서 설명해 드리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저의 설명이 이해는 되지만, 예수를 영접해도 신앙생활을 할 자신이 없어 예수님 영접을 꺼려하시는 이모님께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하면 내 안에 오신 성령님께서 내가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우신다는 것, 하나님께서 책임지신다는 것을 설명 드리자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하셨습니다.
저도 조카가 아니라 목사로서 이모님의 머리에 손을 얹고 구주 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어둠의 영들의 권세를 결박하고 과거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끊어 주십사, 주님 되신 예수님께서 남은 인생을 책임지고 약속하신 쉼을 주십사 간절히 축복하며 기도해 드렸습니다. 이 한 가지 사건만으로도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한국 다녀갈 충분한 이유가 되는구나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캄보디아 현지 시간으로 11월 12일 수요일 깊은 밤중부터 18일 월요일 깊은 밤중까지 닷새를 머물게 됩니다. 하혜자 선교사님의 요청으로 원래 제가 계획했던 것보다 하루 일정을 늘여서 한국에서의 시간이 좀 더 빠듯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주실 은혜들이 기대가 됩니다. 저는 해외선교에 대해서는 열정과 안목이 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선교에 대한 저의 지평을 넓혀 주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에게 이런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시온영락 가족 여러분께, 특별히 이기준 목사님과 장로님들, 목자님 목녀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