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년 전 팬데믹을 겪는 중에 호주에서 가정교회 사역하시는 목사님을 통해서 ‘감사일기’의 좋은 점에 대해서 ZOOM으로 강의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목사님인데도 사람을 만나는 것이 싫어지고, 사람 앞에 나서는 것 자체가 더 이상 안되어서, 목회를 그만두고 2년간을 밤에 청소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이렇게 살다가 주님을 만나면 아무런 할 말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그 과정에서 목사님을 괴롭히던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점점 사라져서 다시 목회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간증하셨습니다.
2년 전에는 목회자 컨퍼런스에서 한국에서 사역하시는 오명교 목사님을 통해서 ‘오감사’의 능력에 대해서 다시 듣게 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과 몸이 움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올해 목자 컨퍼런스 목회자 도우미로 참석했을 때, 밴쿠버 사랑의 교회를 담임하시는 이은진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전쟁같이 흘러가던 하루가 지나고 저녁에 Review Meeting을 위해 모이는 중에 목사님이 컴퓨터로 뭔가 작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뭘 하고 계시느냐고 여쭈어보니, ‘5감 3구 (그 날의 5가지의 감사와 다음날 3가지의 간구)’를 써서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교회에서 5명, 목사님들과는 3명이 함께 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길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목사님이 쓰시는 글의 숫자가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1525!
1년이 365일이니 4년이 넘는 기간이었습니다. 기억을 되살려 보니 4년전 ZOOM 모임에 이은진 목사님도 함께 들어와 계셨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강의를 들은 후에 저는 “아, 좋은 것 하나 또 배웠다”하고 넘겨버린 일을 목사님은 지금껏 신실하게, 충성되게 해보고 계셨던 겁니다. 그만큼 삶의 깊이가 달라졌겠지요. 하나님을 경험하는 정도가 달라졌겠지요.
그 날의 충격으로 저는 좋은 것을 듣고 그저 머리로 아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실천을 해야 내 것이 된다는 마음으로 오감사를 시작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식구들과도 좋은 것은 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에 지난 8월 5일~31일 13명의 식구들과 1기 오감사를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6명의 식구들과 지금껏 오감사를 지속해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반복되는 뻔한 일상에 감사거리를 찾는 것도, 글로 쓰는 것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감사거리’를 쓰고 나눠야 하니, 내 주변의 모든 상황과 관계 등을, 감사의 눈으로 다시 바라보며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소하고 작은 것, 옆에 있는 사람들이나 지금 처한 상황, 심지어 물과 공기, 바람과 날씨 등의 자연현상,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거나, 혹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 까지 되돌아보며, 무엇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새삼 느껴졌습니다. 다른 사람이 쓴 감사 나눔 글을 읽으며, 감사할 것을 찾아내는 연습을 하기도 하고, 이모티콘을 달아 공감과 지지를 보내고, 필요할 때는 바로 바로 기도로 응원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지속했던 제 감사 날짜의 숫자가 어제로 75일이 되었습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는 주님의 명령입니다. 우리의 유익을 위하여 주신 말씀이고, 나의 생각을 주님 중심으로 바꾸어주는 생명력 있는 순종해야 할 말씀입니다. 이제 우리는 11월 4일부터 한 달 동안 오감사 2기를 시작합니다. 함께 해보셔서 우리 삶을 말씀대로 감사로 채워가는 삶이 되어가는 걸음을 해보시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