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누리고 나누는, 주님의 소원"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롬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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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모데전서 6:11-16>

11. 하나님의 사람이여, 그대는 이 악한 것들을 피하십시오.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좇으십시오.
12.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십시오. 영생을 얻으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영생을 얻게 하시려고 그대를 부르셨고, 또 그대는 많은 증인들 앞에서 훌륭하게 신앙을 고백하였습니다.
13. 나는 만물에게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 앞과, 본디오 빌라도에게 훌륭하게 증언하신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그대에게 명령합니다.
14. 그대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그 계명을 지켜서, 흠도 없고, 책망 받을 것도 없는 사람이 되십시오.
15. 정한 때가 오면, 하나님께서 주님의 나타나심을 보여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찬양 받으실 분이시요, 오직 한 분이신 통치자이시요, 만왕의 왕이시요, 만주의 주이십니다.
16. 오직 그분만이 죽지 않으시고, 사람이 가까이 할 수 없는 빛 속에 계시고, 사람으로서는 본 일도 없고, 또 볼 수도 없는 분이십니다. 그분에게 존귀와 영원한 주권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일상에서의 믿음의 싸움>

우리가 신앙의 깊이로 들어간다 하더라도 실제 삶의 문제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신앙이 깊어질수록 이전에는 쉽게 지나갈 수 있었던 문제들이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도 평생 신앙생활을 했는데도 그리스도의 분량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인격도 갖추지 못한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사람을 쉽게 판단하거나, 가족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할 때도 흔합니다. 이런 시행착오의 과정은 아마 우리가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오늘 본문 12절에서 디모데에게 믿음의 싸움을 싸우라고 권면했는지도 모릅니다.

믿음의 싸움이라는 표현이 어떤 분들에게는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믿음은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인데 거기에 무슨 싸울 일이 있냐는 것이지요. 여기에서 말하는 믿음의 싸움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닙니다. 이것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처음에 발을 들여놓은 때로부터 대가가 되기까지 혹독한 훈련이 필요한 것처럼, 그리스도인들도 영생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자기와 싸우는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알려줍니다.

먼저, 믿음의 싸움은 한 순간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영생을 향한 우리의 믿음은 과정입니다. 우리가 한 순간에 충실하게 살다 보면 그게 과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체를 과정으로 인식하는 믿음생활과 그렇지 않은 생활은 크게 다릅니다. 믿음이 삶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사람에게는 믿음의 싸움이 무엇인지 눈에 들어옵니다. 현재의 싸움은 더 나은 삶의 과정으로 걸어가기 위한 과정임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삶의 고난이 닥칠 때 “왜?”라는 질문으로 원망의 자리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때에 무엇을 훈련할까?”라는 질문으로 영생의 과정에 있는 믿음의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둘째, 믿음의 싸움은 믿음이 자라나야 한다는 사실을 가리킵니다. 믿음은 자라야만 합니다. 물을 주고 햇볕을 받게 했는데 자라지 않는 모종은 결국 죽는 것처럼 자라지 않는 믿음은 죽게 됩니다. 그게 바로 생명의 속성입니다. 생명은 자라며 성숙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것이 곧 믿음의 싸움입니다.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시고 우리는 그 분을 믿음으로 구원받은 것이 확실하지만, 고단한 싸움의 과정이 없이 영생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과정이 곧 생명의 신비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이 자라고 그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하나님의 생명을 받았으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생명이 내게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우물 안에 있는 개구리와 같기 때문입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보는 하늘은 파란 동전과 같습니다. 그 곳에 폭풍이 불어도, 꽃이 피고 단풍이 들어도 결코 알지 못합니다. 우리가 우물에서 나오는 순간이 바로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때입니다. 그 때에 우리는 지금껏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이 세상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피상적인 지식과 한정된 경험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얼굴을 찾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하나님과 얼굴을 맞대고 그 분의 생명을 판단할 수 있단 말입니까?

C.S. Lewis의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에 나오는 오루알이 삶의 모든 의심과 고민을 끝내고 “선은 오직 하나, 하나님 뿐이라네. 그 밖의 모든 것은 하나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때는 선하고, 등을 돌리고 있을 때는 악한 것이라네”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의 삶도 많은 고뇌와 아픔 가운데에서 내 삶의 주인이 하나님임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소유와 명예를 최고의 기치로 삼는 세상의 풍조 앞에서 자유할 수 없기에 겉으로 내세울 수 있는 성과에 목매고 살아가는 불안한 삶,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노쇠해져가는 삶에서 벗어나, 시간이 갈수록 더욱 새로워지고 깊은 향을 더해가는 숙성되는 삶을 살아가십시다. 그래서 그리스도 안에서 (in Christ), 우리의 속사람이 날로 새로워지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십시다. 나의 현재의 일상 속에서 믿음의 싸움을 통해 영생을 이루어가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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