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누리고 나누는, 주님의 소원"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롬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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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14:7-14>

7. 예수께서는, 초청을 받은 사람들이 윗자리를 골라잡는 것을 보시고, 그들에게 비유를 하나 말씀하셨다.
8. "네가 누구에게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거든, 높은 자리에 앉지 말아라. 혹시 손님 가운데서 너보다 더 귀한 사람이 초대를 받았을 경우에,
9. 너와 그를 초대한 사람이 와서, 너더러 '이 분에게 자리를 내드리시오' 하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앉게 될 것이다.
10. 네가 초대를 받거든, 가서 맨 끝자리에 앉아라. 그리하면 너를 청한 사람이 와서, 너더러 '친구여, 윗자리로 올라앉으시오' 하고 말할 것이다. 그 때에 너는 너와 함께 앉은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을 받을 것이다.
11.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면 낮아질 것이요, 자기를 낮추면 높아질 것이다."
12. 예수께서는 자기를 초대한 사람에게도 말씀하셨다. "네가 점심이나 만찬을 베풀 때에, 네 친구나 네 형제나 네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 사람들을 부르지 말아라. 그렇게 하면 그들도 너를 도로 초대하여 네게 되갚아, 네 은공이 없어질 것이다.
13. 잔치를 베풀 때에는, 가난한 사람들과 지체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다리 저는 사람들과 눈먼 사람들을 불러라.
14. 그리하면 네가 복될 것이다. 그들이 네게 갚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하나님께서 네게 갚아 주실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식탁>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편견 없이 대하면서 함께 먹고 마시는 일상을 통해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전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가르침에는 잔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누가복음 14장의 말씀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먹는 식탁에 대한 말씀을 세 번 연속으로 하고 있습니다. 

먼저 7-11절에서는 식탁에 초대되었을 때 높은 자리를 탐하지 말고 차라리 낮은 자리에 가서 앉으면 주인이 높은 자리로 안내해 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는 그 이야기의 결론을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면 낮아질 것이요, 자기를 낮추면 높아질 것이다” (11절) 라고 맺습니다. 세상은 우리를 높은 자리로 올라가라고 충동질하고 또 그런 곳에 앉지 못하면 실패한 사람인 것처럼 여기게 합니다. 그런 세상에서 자기를 낮추라는 말은 그 자체로도 귀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이 말씀은 세련된 처세술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정도의 의미가 아닙니다. 만일 낮은 자리에 앉았다고 하더라도 내가 이런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윗자리를 계속 바라고 있다면 낮은 자리에 앉긴 했지만 실제로 높은 자리에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의 삶이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높은 자리와 낮은 자리라는 개념 자체를 벗어나서 세상을 본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우리는 성공주의에 빠져서 자기를 높여야 자기의 삶이 완성된다고 하는 논리를 따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신앙을 이용해서도 높은 자리를 취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낮은 자리라고 하더라도 삶 자체를 누리는 사람이 있고, 높은 자리라고 하더라도 삶을 그냥 소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삶은 우리가 누리라고 주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자기 우월감이나 높아지려는 성취욕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사용해서는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이 삶을 주님 안에서 살아갈 때 가장 최고로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본문의 두 번째 이야기 (12-14절)도 잔치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이 말씀은 잔치를 베풀려면 친구나 형제나 부유한 이웃 사람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서로 이해타산에 근거해서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이 가르침은 “그들이 네게 갚을 수 없기 때문에 네가 복될 것이다” (14절) 이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의인들이 부활할 때’ (종말의 때에) 우리에게 갚아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에 동의하시나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기가 살아있는 동안에 보상받지 못하는 것을 못견뎌합니다. 교회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말로는 천국 소망에 모든 것을 건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지금 당장 잘 되어야 합니다. 교회 봉사에서도 다른 교인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오히려 복되다는 말은 때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우리 인생의 보상은 하나님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형식적인 사람들간의 보상을 넘어 우리의 죄와 죽음에서 구속해주시는 일만 달란트의 용서를 삶으로 경험할 때 우리는 하나님께로부터 받는 보상이 얼마나 크고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이처럼 하나님과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으로부터의 보상에 마음을 두고 살아가는 삶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요? 저는 “죽음을 기억하라” (Memento Mori)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매순간 죽음을 기억하며 마지막의 삶을 미리 당겨서 사는 것이라고 여긴다면 우리는 일상에서 하나님과의 관계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죽음 앞에서 연봉 100만불과 5만불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단 말입니까?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이 땅에서의 삶을 마친 후에 우리가 주님을 만날 때 그 분께 드릴 수 있는 말을 준비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십시다. 내가 얼마나 성공하고 얼마나 큰 보상을 받았는지에 눈을 두지말고, 하나님의 질문인 “뭐 하다 왔냐?”라는 말에 자신 있게 들려드릴 우리의 대답을 준비하며 삽시다. 그래서 세상의 높고 낮음의 관점에서 해방되어 하나님 나라의 식탁에 함께 참여하는 기쁨을 삶에서 누리며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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