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누리고 나누는, 주님의 소원"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롬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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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린이주일에 대한 추억이 전혀 없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에 비로소 예수님을 만나서 교회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날에 대한 특별한 추억도 없습니다. 생각해 보려고 애를 써도  다른 친구와 비교하면서 받은 마음의 상처조차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저희 집 뿐만 아니라 저의 고향 동네 전체가 어린이날을 대단한 날로 보낼 만큼 여유롭지 않았던 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저의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날의 추억도 거의 없습니다. 그때는 저의 바쁜 직장생활로 아내가 자녀교육을 거의 전담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저 아내가 하자는 대로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 준비했다가 그날 선물하고, 가끔 놀이공원에 놀러가기도 하지 않았었나 생각됩니다.


오늘이 어린이주일입니다. 어린이 주일을 맞이하면서 제가 좀 혼란스럽습니다. 교회력에는 버젓이 어린이주일이라는 날이 정해져 있는데 도대체 이 날에 무엇을 하는 것이 교회적으로 그리고 우리 자녀들에게도 유익하고 의미 있는 날이 될 수 있겠는지 계획이 서지 않는 것입니다.


어린이라는 말은 우리나라가 일제 식민지 통치 아래서 아무런 소망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 민족의 미래가 있다면 천덕꾸러기처럼 무시당하고 버려져 있는 아이들의 교육에 달려있다는 것을 바라보면서, 소파 방정환 선생이 국민을 계몽하면서 만들어 낸 말입니다. 무시당하던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며 존중하는 정신과 의미를 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이 나라에서는 우리 자녀들은 존중을 넘어 황제의 자리, 하나님 보다 더 높은 우상의 자리에까지 서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게다가 우리는 지금 에덴 동산이후로는 가장 풍족한 시대에 가장 풍족한 땅 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도무지 우리 아이들에게는 부족한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먹다 남아 아깝게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와 찾아가지 않는 옷가지들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어떤 선물을 해도 시큰둥해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렇게 풍족한 시대에 그리고 어린이들의 위상이 높아진 시대에 우리 자녀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어린이날, 어린이 주일이 차지해야 할 자리는 어떤 자리일까요?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성공시켜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주지 않기도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지각 있게 주는 것이고 지각 있게 주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은 밀기도 하고 당기기도 하는 것입니다. 오늘과 같은 이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해야 우리 자녀들을 신앙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성공시켜 줄 수 있을까요?


저와 여러분이 어렸을 때의 어린이날과 어린이 주일이 받는 즐거움 때문에 기다려지는 날이었다면, 오늘 우리 자녀들에게 어린이날과 어린이 주일은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 꼭 필요한 가치와 의미를 즐겁게 배울 수 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오늘 어린이주일에 자녀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를 갖지 않고,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르치고 부모님께 감사의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다음 주일 자녀들과 함께 예배드리며 그 가운데 편지 몇 개를 읽어 드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자녀들이 교회의 미래임을 기억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적으로 섬기고 계시는 우리 교회의 어린이 사역자님들을 기억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날로 삼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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