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누리고 나누는, 주님의 소원"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롬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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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처가 나으면 나는 백신입니다
(요한복음 20:24-28)

상처를 주고받는다는 말이 예전보다 훨씬 잦아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외부적인 상처만이 아니라 마음의 아픔도 상처로 이야기 하는 지금의 조류를 좇아가면 누구도 상처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관계는 크고 작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요, 관계가 있으면 상처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상처를 받지 않고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혼자서 사는 무인도에서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상처를 받으며 삽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처를 받지 않고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상처를 받았을 때 그것을 어떻게 대처하는가 라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내가 상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 대단히 관대합니다. 그래서 이정도의 상처는 내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나는 상처가 있는 사람이고, 이정도의 일에 상처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 걸음을 나아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내 상처를 보여줄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안전한 공간에서 우리의 상처를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아픔을 지닌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의 말씀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은 믿음을 가지지 못하는 제자들을 위해서 자기의 상처를 기꺼이 보여주십니다. 자기 몸에 있는 상처들을 통해서 제자들이 올바른 길로 걸어갈 수 있다면 예수님은 언제라도 자기를 열어놓을 준비가 되어 계셨습니다. 비록 그것이 내 삶에 남아있는 상처의 자리라고 해도 말입니다. 
우리에게는 나의 상처들까지도 쉽게 나누면서 그 속에서 판단받지 않고 공감과 위로의 마음과 말이 있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회는 목장이 이런 곳이 되어가고 있고, 되어갈 것입니다. 내가 솔직한 나 자신이 되어도 아무렇지도 않은 안전한 공간! 나의 상처가 나누어져서 더 많은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공간! 우리는 함께 우리의 목장을 이와 같이 모두에게 안전한 곳으로 만들어가 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렇듯 나 자신을 인정하고 나의 상처를 나눌 수 있게 되면 우리는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백신이 될 수가 있습니다. 베드로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든 자기는 예수님을 절대로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던 날에 그 곳에 같이 있던 한 여자노예 한 사람의 질문에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합니다. 그것도 맹세하고 저주까지 하면서요. 그런데 이런 베드로가 예수님과 함께 한 목장에서 (요한복음 21장)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라고 물어주시고 그 대답을 믿기로 작정하신 예수님 덕분에 그 상처가 치유 받습니다. 이렇게 상처가 있었고, 그 상처가 나은 흔적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베드로의 말은 당시의 사람들에게 능력이 있었습니다. 
삶은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실패로 인한 상처가 있고 그것들을 어떻게 치유해 갔는지를 보여주는 흔적들을 가지고, 그것을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은 타인에게 감동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사람의 삶을 보며 우리는 멋지다고 생각하고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상처를 입지 않고 살아가려는 사람입니까, 상처를 이겨내고 있는 사람입니까? 우리 삶의 상처가 주님으로 인해서 치유받고, 그 흔적이 우리 몸에 남은 것을 타인과 나누어 늘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백신이 되어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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