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이어서 이수관 목사님의 목회편지를 중심으로 신앙인으로 존경스러운 부모가 되는 길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13년 전의 얘기입니다. 아내와 딸아이를 데리고 유럽에 여행을 갔다가 낭패를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녁에 스위스에서 기차를 타고 이태리로 와서 그 다음날 아침에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야 했는데 어찌 어찌하다 마지막 기차를 놓쳤습니다. 비행기표가 마일리지로 산 것이라 연기가 될지 자신이 없었고, 딸 아이는 학교로 돌아가서 그 다음날부터 시작하는 수업을 들어야 했습니다. 뭔가 방법을 찾아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완행을 타고 어디까지 가서,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 가다가 그만 호텔도 없는 시골 마을에 발이 묶였습니다.
자정이 훨씬 넘어 모든 곳의 불은 꺼졌고, 조그만 동네 광장에는 술 취한 젊은 청년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그 시간에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습니다. 어린 딸과 눈이 안 보이는 아내를 데리고 정말 허둥지둥 했습니다. 물론 저는 기차를 놓치는 순간부터 수없이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지만, 딸아이가 보기에는 허둥지둥 초조하게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빠가 보였을 것 같습니다. 그 때 불안해 하는 식구들에게 ‘하나님께서 지키시고 해결하실 거야. 이 시간 우리 하나님을 바라 보자’하고 용기를 주고, 아빠가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후회가 있습니다.
세번째는 눈앞에 있는 이익에 흔들리거나 손해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이상하리만큼 눈앞에 있는 이익에 집착하고 손해를 볼 때 못 견뎌 합니다. 그럴 때 다른 사람들에게 후한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이 하나님의 풍성함 때문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줄 때 부모님의 신앙이 매력적으로 보일 것입니다. 특별히 자녀들에게 조심해야 하는 것은 ‘우리 부모님께는 나보다 돈이 더 중요해’ 라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어느 부모가 자녀보다 돈이 더 중요하겠습니까 만은 많은 부모들이 그런 오해를 받습니다. 무슨 일이 있을 때 돈에 먼저 관심을 두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네번째는 우리가 경험하는 하나님에 대한 간증을 자녀들에게 나누어야 합니다. 많은 신앙인들이 하나님을 경험하고 때로 그것을 교회에서 간증하지만 자녀들에게는 그것을 나누지 않습니다. 그럴 경우 자녀가 부모의 신앙을 알 도리가 없습니다. 저도 내가 그토록 생생하게 경험한 하나님에 대한 얘기를 정작 내 아이에게는 들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아이가 중학생쯤 되었을 때 였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내가 경험한 하나님 얘기를 들려주곤 했습니다.
그 후 딸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몇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약간씩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대학을 보냈는데, 결국 이 아이의 믿음을 잡아 준 것은 엄마의 간증이었습니다. 신앙의 문제로 고민을 하던 때 우연히 인터넷에 떠돌던 엄마의 간증을 듣고 큰 의문이 해결되었고, 아빠가 어릴 때 들려준 간증이 그 때에 도움이 되었다고 나중에 말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온유하고 인자한 모습이겠지요. 소리를 지른다거나, 말실수를 한다거나, 험담을 한다거나, 거짓말을 해서는 곤란하겠지요. 그렇게 본다면 우리가 신앙을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곳은 가정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