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누리고 나누는, 주님의 소원"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롬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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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3장 7-11절 [새번역]

7 이스라엘 자손이 주 하나님을 저버리고 바알과 아세라를 섬겨, 주님께서 보시기에 악한 일을 저질렀다. 

8 주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크게 분노하시고, 그들을 메소포타미아 왕 구산리사다임의 손에 넘겨 주셨다. 이스라엘 자손이 구산리사다임을 여덟 해 동안 섬겼다. 

9 이스라엘 자손이 주님께 울부짖으니, 주님께서 그들을 구하여 주시려고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서 한 구원자를 세우셨는데, 그가 곧 갈렙의 아우 그나스의 아들인 옷니엘이다. 

10 주님의 영이 그에게 내리니, 옷니엘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 전쟁터에 싸우러 나갔다. 주님께서 메소포타미아 왕 구산리사다임을 옷니엘의 손에 넘겨 주셨으므로, 옷니엘은 구산리사다임을 쳐서 이길 수 있었다.

11 그 땅은 그나스의 아들 옷니엘이 죽을 때까지 사십 년 동안 전쟁이 없이 평온하였다.


사사기의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저버렸습니다. (7절) 저버린다는 말은 잊는다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잊는다는 말은 하나님에 대해서 잊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여전히 듣고 있었고 알고 있었지만 하나님에 대한 그 ‘앎’이 더 이상 삶에 생생하고 의미 있게 다가오지 않았다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망각을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베드로후서 1장에서는 친절함이나 자제력 등 인격적인 면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성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만일 성장하지 못하거나 안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라는 질문에 베드로는 “안 되면 더 노력해야 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장하지 못하는 원인을 죄의 용서로 찾아온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잊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그것을 해결하려면 기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억이란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체성을 지켜주는 근본적인 요소가 됩니다. 그러므로 신앙이란 궁극적으로 기억을 공유하고 확장시키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사사기의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기 위해서 그들이 가져야 할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집트에서 노예라는 사회적 소수자이자 소외받은 사람들로 살아가던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번영을 주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광야를 지나가는 시간에 하나님이 함께하셔서 그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을 여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모세라는 위대한 지도자의 죽음 이후에도 여호수아를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고자 하신 땅에 들어가고야 말게 하셨던 하나님의 능력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그 동일한 하나님이 자신들의 삶에 여전히 역사하고 계심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기억이 사사기 시대를 살던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마련해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것들을 잊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기억을 실천하고 살아내는 삶은 우리에게도 여전히 필요한 일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주신 땅의 첫 열매를 드리면서 하나님이 내 삶의 주인이 되신다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예배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한 주일의 삶 속에서 나와 함께 걸어가신 주님을 기억하며 신앙을 고백합니다. 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의 관계를 내 몸처럼 세우면서 주님께서 십자가로 나와 세우신 사랑의 관계를 기억합니다. 우리가 망각에 빠져 멸망의 길로 가지 않고 기억하여 생명을 얻는 축복의 삶으로 나아가는 길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처럼 망각의 길로 가던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은 세 가지를 주십니다. 먼저 문제를 주십니다. (8절) 문제는 우리를 넘어뜨리려는 도구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을 통해서 우리의 시야를 넓히려는 주님의 계획이 되는 것이지요. 문제 속에서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회개했더니 주님은 옷니엘이라는 구원자를 세우시고 그에게 주님의 영을 주십니다. (9-10절) 주님의 영을 받은 이가 구원자가 됩니다. 이 동일한 주님의 영을 사도행전 4:31에서는 교회의 성도들 모두에게 주십니다. 특별한 리더 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보통 사람인 우리 모두가 주님의 구원을 이루고 증거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신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 구원 이야기의 끝을 영원한 평화가 아니라 위인의 죽음으로 마무리합니다. (11절) 옷니엘이 죽었기에 우리는 거기에서 이루어지지 못한 영원한 평화를 소망합니다. 그 소망의 끝에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이 계십니다. (요한계시록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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