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 덕성여대 특강… 재학생·인근 중고등생 300명 참석
- 히딩크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강연에서 “나는 어려운 길을 갔고 여러분도 어려운 길을 가기 바란다”며 “뒤돌아보면 그 길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덕성여대 제공
거스 히딩크(67)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에서 '히딩크 리더십'에 대해 특강을 했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까지 올랐던 비결을 소개하며 "자기보다 강한 상대와 적극적으로 부딪치며 맷집을 기르는 것이 성공의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의에는 덕성여대 재학생 및 인근 중·고등학교에서 온 학생 300여명이 참석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 대표팀과 '4강 신화'를 이뤄냈고, 그 후 한국을 다시 찾을 때마다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면서도 "월드컵 본선에서 1승도 하지 못한 팀을 4강까지 진출시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말레이시아 등 약체팀을 5-0으로 이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고 프랑스·브라질 등 강팀과 경기해야 0-5로 지더라도 실력이 상승한다"며 "두려운 상대와 정면 승부를 해야만 성공의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한국 대표팀은 2001년 프랑스와 체코에 잇따라 0-5로 대패했고 히딩크 감독은 '오대영 감독'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2002 월드컵 직전 열린 평가전에서 잉글랜드와 1-1 무승부를 기록하고, 프랑스에 2-3으로 패하며 '월드컵 4강'의 서막을 알렸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준비 기간에 많은 비판에 시달렸지만 돌이켜보니 어려운 길을 택한 것이 결국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됐다"며 "확신이 있었기에 한국 언론이 나를 '오대영'이라고 비난해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이날 덕성여대에서 시각장애인 전용 운동장인 '히딩크 드림필드 풋살구장'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히딩크재단이 추진하는 드림필드 사업으로 서울시 거주 7000명, 경기도 거주 5만6000명의 시각장애인이 혜택을 보게 될 전망이다. 당초 히딩크재단은 월드컵을 개최한 도시 12곳에 드림필드를 건립하기로 했지만, 추가 건립을 요청하는 지자체들이 많아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열심히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