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14, 22-24>
14 .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일어나서, 목소리를 높여서, 그들에게 엄숙하게 말하였다. “유대 사람들과 모든 예루살렘 주민 여러분, 이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22 . 이스라엘 동포 여러분, 이 말을 들으십시오.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나사렛 예수는 하나님께서 기적과 놀라운 일과 표징으로 여러분에게 증명해 보이신 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통하여 여러분 가운데서 이 모든 일을 행하셨습니다.
23. 이 예수께서 버림을 받으신 것은 하나님이 정하신 계획을 따라 미리 알고 계신 대로 된 일이지만, 여러분은 그를 무법자들의 손을 빌어서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습니다.
24.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죽음의 고통에서 풀어서 살리셨습니다. 그가 죽음의 세력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변혁을 동반합니다>
갈릴리의 한 어촌에서 살던 한 사람 베드로가 있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살던 방식대로 살며 남보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노력도 했고 한 동네의 여자와 결혼도 해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뭔가 모를 고민이 늘 존재했습니다. 그 때, 동네에 유명한 선생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뭐 그런 사람이야 자주 있어 왔으니까 별 관심 없이 지내고 있는데 그 형제 중 하나였던 안드레가 세상의 죄를 해결하실 메시야를 만났다 합니다. 그를 따라간 자리에서 “나를 따라오너라”는 예수님의 초청에 응답합니다. 하지만 지금껏 살아오던 삶의 가치관을 내려놓고 새로운 믿음에 응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서 주변인이 되어 그 분의 주변을 서성입니다.
그러다 갈릴리 호수에서 말씀사역을 하고 계시던 예수님을 만납니다. 제자라면서 그 사역의 자리에 함께 있지 못했던 베드로는 자기에게 찾아오셔서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흔쾌히 대답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그는 밤새 거기에서 그물질을 했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지못해 그 말을 따랐던 베드로는 그물이 찢어질 듯 올라오는 고기 때문에 친구의 배까지도 가득찬 것을 보고는 예수님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미안함과 두려움이 함께 밀려오는 감정을 가지고 그 분 앞에 무릎을 꿇고는 그 자신도 생각하지 못한 고백이 나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를 떠나주세요.”
예수님을 만나는 복음이 내게 주어지면 거기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합니다. 그 때 우리는 더 이상 복음을 가지고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복음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에 동참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 삶은 교회에 출석하는 일로만 귀결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내가 주님 앞에서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여기에 회복의 시작이 있습니다. 회복은 무작정 덮어주는 것이 아니라 용서하기 전에 드러내는 것이 먼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그 속에서 부끄러움의 자리에 설 수밖에 없음을 인정할 때 비로소 복음 안에서 하나님의 회복이 시작됩니다. 베드로에게는 갈릴리 바다에서 만난 이 사건이 죄인임을 깨닫는 회복의 시작이었습니다. 내가 스스로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죄인임을 깨닫고, 그런 나를 위해 우리 주님이 십자가에 죽으셨다는 사실이 깨달아지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함께 하기를 소망합니다.
이러한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도 베드로는 평생 충성되게 살아가지 못합니다.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떠나도 나는 절대로 떠나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던 그 밤에 무참히 깨어집니다. 작디작은 한 여종의 질문에 예수님을 부인하고 자기 삶을 저주하면서 그 분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다짐했던 베드로는 주님의 죽음과 동시에 다시 어부의 삶으로 돌아갑니다. 그 때, 부활하신 예수님은 다시 베드로를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그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 질문하시면서 베드로의 마음 속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죄책에서 해방시키십니다. 그 후에 “내 양을 먹이라”는 말씀으로 그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사명은 각자에게 다릅니다. 하지만 모든 사명은 우리 삶의 변혁을 동반합니다. 베드로에게, 삭개오에게, 간음하다 붙잡힌 한 여인에게, 바울에게 각기 다른 사명을 주셨던 예수님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원수를 용서하고 친구로 받아들이는 것, 나와 다른 이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것, 억울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편에 서는 등 관계성 속에서 복음 안에서 변혁될 나의 삶을 열어주십니다. 죄인임을 인정하지나 그 안에서 발생하는 죄책감에서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서 하나님 나라의 변혁이 발생하여 세상의 문화를 바꾸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화받은 삶의 당당함이 우리의 삶 속에서 나타납니다. 이처럼 받은 사명에 충실하여 주님 안에서 당당한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가는 저와 여러분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