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누리고 나누는, 주님의 소원"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롬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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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16:21-18>

그 때부터 예수께서는, 자기가 반드시 예루살렘에 올라가야 하며,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해야 하며, 사흘째 되는 날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이에 베드로가 예수를 따로 붙들고 "주님, 안됩니다. 절대로 이런 일이 주님께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하고 말하면서 예수께 대들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그 때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 오너라.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찾을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또 사람이 제 목숨을 되찾는 대가로 무엇을 내놓겠느냐?
인자가 자기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자기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터인데, 그 때에 그는 각 사람에게, 그 행실대로 갚아 줄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죽음을 맛보지 않고 살아서, 인자가 자기 왕권을 차지하고 오는 것을 볼 사람들도 있다."

<하나님 나라의 생명>

예수님은 자신에게 닥칠 운명에 대해서 제자들에게 이야기합니다: 고난 받고 죽임을 당해야 할 것이지만 제 3일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이 말씀을 들은 베드로는 예수님께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강변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런 베드로를 사탄이라 지칭하시며 크게 나무라십니다 (23절). 베드로를 나무라신 이유는 그가 예수님을 시험에 들게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초기에 마귀가 시험했던 것처럼 베드로도 지금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세상에서 당연히 성공할 것이라는 성공주의를 말하며 시험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성공주의가 세련되어 보이고 그럴 듯 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은 자연스레 그 쪽으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런 생각과 요구는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사람의 일이라며 책망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일과 사람의 일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만 이야기해 본다면 사람의 일이란 가능한대로 힘든 것과 골치 아픈 것을 피하려는 삶의 태도입니다. 베드로는 예루살렘에서 고난받고 죽는 그런 힘들고 골치아픈 일 말고, 사람들을 더 끌어모으고 세력을 키우고 바리새인들에게 지지 않을 힘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태도를 아무도 잘못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훨씬 현실적인 생각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일은 사람의 현실적인 생각과 맞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에 집중하는 삶의 태도를 가리킵니다 (마태복음 6:31-33). 하지만 때로 이 말씀은 비현실적으로 들립니다. 어떻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문제를 염려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러므로 이 말씀을 이해하려면 생명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 24절부터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자기의 정체성을 “예수의 제자”가 되는 데서 찾은 것을 보여줍니다. 비록 예수의 제자가 된다고 해서 밥이 나오고 떡이 나오는 것이 아니었지만, 그들은 그로 인한 고난을 기쁨으로 여기며 제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들에게는 생명이 가득하신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 자체가 무엇보다 소중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아도 겉으로 보기에는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만이 채울 수 있는 영혼의 빈 공간을 느끼기에 재물과 건강과 명예와 자랑으로 우리의 삶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예수님은 삼십대 초반의 나이로 십자가에 처형당했고 예수님에게 십자가형을 내린 빌라도는 늘그막까지 잘 먹고 잘 살다가 죽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더 생명의 본질에 가깝게 산 것입니까? 예수님입니다. 그 분에게는 하나님만이 생명의 주인이기에 현실의 삶의 성공과 편안함을 넘어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생명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런데 돈이 사람의 삶을 좌우하면서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로부터는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무엇을 먹고, 마시고, 입을 것인가 하는 염려만이 현대인들의 궁극적인 관심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삶의 방향과 목표가 세상 사람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하나님이라는 이름으로 그런 목표를 성취하려고 한다는 점만 다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면서 예수님과 같은 삶 보다는 빌라도와 같은 삶을 꿈꾸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본문의 28절은 이러한 생명 경험이 우리가 죽은 후 미래에만 놓여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현재에 경험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는 것이 곧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가 미치는 곳입니다. 이 나라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가정에서, 목장에서, 교회에서 나만 봐 달라고, 모든 것은 내 중심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말하던 사람이 그 곳에서 하나님의 생명을 위해 자기를 좀 희생할 수 있는 자리에 나아가게 될 때 거기에 하나님의 나라가 나타납니다. 예수님에게서 받은 생명이 너무 소중하니까 제자가 되는 삶이 좀 불편해도 그 십자가 기꺼이 지고 걸어가겠노라 다짐하는 삶의 자리가 곧 하나님의 나라가 됩니다. 이 하나님 나라의 생명이 우리가 공동체로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 나타나는 시온영락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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