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93편>
주님이 다스리신다. 위엄을 갖추시고 능력의 허리 띠를 띠시며 다스리신다. 그러므로 세계도 굳건히 서서, 흔들리지 아니한다.
주님, 주님의 왕위는 예로부터 견고히 서 있었으며, 주님은 영원 전부터 계십니다.
주님, 강물이 소리를 지릅니다. 강물이 그 소리를 더욱 높이 지릅니다. 강물이 미친 듯이 날뛰며 소리를 높이 지릅니다.
큰 물 소리보다 더 크시고 미친 듯이 날뛰는 물결보다 더 엄위하신 주님, 높이 계신 주님은 더욱 엄위하십니다.
주님의 증거는 견고하게 서 있으며, 주님의 집은 영원히 거룩함으로 단장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다스리십니다>
오늘의 말씀은 “주님이 다스리신다”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이 문장은 같은 의미를 가진 단어를 두 번 반복하는 듯한 인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나님을 “주님”이라고 표현할 때,
그 말의 의미가 이미 하나님이 우리를 다스리는 분으로 인정한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도 못하고, 살아가지도 못하면서, 우리의 입으로만 “주님”이라고 부르며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말씀은 우리를 다스리시는 “주님”이신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 지에 대해서 말씀해주고 있습니다.
첫째, 주님이신 하나님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십니다.
최초의 헬라어 번역인 70인역에는 이 시편의 표제가 “안식일 전날, 그 땅에 사람이 살게 되었을 때에, 다윗을 향한 찬양노래”라고 되어 있습니다. 안식일 전날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세상을 다스리는 권한을 주신 날입니다. (창세기 1:28) 하지만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대신해서 다스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기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세상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또한, 이 시편의 표제는 ‘다윗을 향한 찬양노래’라고 되어 있습니다.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지만 백성들이 왕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 “그들이 나를 버린 것이다”라고 평가하셨던 하나님 (사무엘상 8:7)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시편 93편은 하나님이야 말로 모든 피조물과 역사의 주인이심을 고백하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가정에서, 목장에서, 교회에서, 직장에서, 그 안에서 경험하는 모든 관계 속에서 내게 주어진 권한은 모두 주님의 권한을 위임받은 것입니다. 자녀들의 주인이 부모가 아니므로, 부모의 마음대로 자녀를 키워서는 안됩니다. 누구도 목장의 주인이 될 수 없으므로, 누구라도 그 안에서 역사하시는 주님의 모습 앞에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중에 누구도 교회의 주인이 될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주인되시는 주님의 소원을 이루어드리며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권리를 받아서 이웃에게 나누는 ‘분배자’의 위치에 서 있는 사람임을 잊지 마십시다. 우리는 주님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드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가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주어졌기 때문에 (신명기 10:13), 우리는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주님의 일에 동참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진심으로 “하나님이 다스리십니다” 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은 주님과 동역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둘째, 주 하나님은 큰 지혜로 우리를 다스리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모든 창조의 질서 속에서 지혜로 우리를 다스리시는 분이십니다. 질서와 섭리 속에서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의미와 목적을 주십니다. 그것은 내 삶의 고난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3-4절) 하나님의 길과 생각은 우리와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듯이 주님의 생각과 길은 우리의 것들보다 높습니다. (이사야 55:8-9) 그러므로 지금 내 삶에 닥치는 고난 속에서도 나와 함께 하시며 그 곳에 질서를 세우시고 의미를 알려주시는 주님을 붙들며 살아가십시다. 고난을 낭비하지 말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발견하며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어 가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