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3:10-14 (새변역)
10. 율법의 행위에 근거하여 살려고 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저주 아래에 있습니다. 기록된 바 "율법책에 기록된 모든 것을 계속하여 행하지 않는 사람은 다 저주 아래에 있다" 하였습니다.
11. 하나님 앞에서는, 율법으로는 아무도 의롭게 되지 못한다는 것이 명백합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살 것이다" 하였기 때문입니다.
12. 그러나 율법은 믿음에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율법의 일을 행하는 사람은 그 일로 살 것이다" 하였습니다.
13.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사람이 되심으로써, 우리를 율법의 저주에서 속량해 주셨습니다. 기록된 바 "나무에 달린 자는 모두 저주를 받은 자이다" 하였기 때문입니다.
14. 그것은, 아브라함에게 내리신 복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이방 사람에게 미치게 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약속하신 성령을 받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사는 의인>
우리에게 하나님은 어떤 이미지로 다가옵니까? 때로 우리는 하나님을 흰 수염이 난 감상적인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그립니다. 하지만 주님은 우리에게 의로우신 재판장의 모습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불순종은 언제나 우리를 하나님의 저주와 벌에 노출시킵니다. 그리고 이 하나님의 저주는 죽음을 가져오지요.
이것이 예수님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살았던 상태입니다. 갈라디아서를 쓸 당시의 유대인들은 율법 없는 천한 사람들만 하나님의 저주 아래에 있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로마서에서 이방인들이 하나님의 저주 아래 있다고 여기는 유대인들도 역시 주님의 저주 아래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차별이 없습니다”라는 강한 어조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이처럼 죄를 범하였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한다고 선포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율법으로는 의롭게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11절의 말씀은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되는 것은 ‘믿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얘기합니다. 어떤 믿음을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먼저 우리가 스스로 헤쳐 나올 수 없는 죽음의 운명을 돌이키신 분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됩니다 (13-14절). 우리가 스스로 죽음으로 향하는 우리의 운명을 바꿀 수 없었기에 하나님이 먼저 움직이셔서 자기의 아들인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를 통해서 우리에게 의로움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선물을 믿음으로 받게 됩니다. 또한 여기서 말하는 믿음이란 내 삶에 들어오셔서 인도하시는 분 안에서의 꾸준한 기다림으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히브리서 11장은 믿음을 바라는 것들의 확신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해 신뢰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신실함은 이 말씀을 가장 먼저 사용한 예언자 하박국의 삶에서 분명히 나타납니다.
유다에서 가장 위대한 왕이었던 요시야가 39살이라는 나이에 전쟁에서 죽자 예언자였던 하박국은 하나님 앞에서 그 분이 의로우신 재판장이 맞는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 때 하박국에게 하나님이 주신 말씀이 바로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 라는 말입니다. 이 말씀 속에서 하박국은 아직은 미래에 놓여있어서 보이지 않지만 자신의 약속을 이루실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싹틉니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가는 현재의 삶이 주님의 약속을 이루시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그리고 하박국은 현실의 어려움으로 하나님께 원망하던 삶의 태도가 극적으로 바뀝니다. 먼저 그는 침묵을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하박국 2:20). 원망의 말이 입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하박국의 삶의 변화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는 삶의 현재에 전혀 변화가 없는 속에서도 하나님의 약속이 신실함을 믿고 찬양하는 자리로 걸어갑니다 (하박국 3:17-18). 원망이 침묵으로, 침묵에서 찬양의 자리로 나아가는 이 길에는 약속을 지키시는 신실한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세 가지의 약속, 소망과 번영과 생명의 약속! 주님은 우리 각자의 삶에서 이 약속들을 이루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약속을 지키시는 하나님을 알고 믿음으로, 지금 내 삶의 고난 속에서도 신실함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가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