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찾은 레이크 타호는 여전히 맑고 아름다웠습니다. 틈틈이 호수 주변을 걷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방안에서 성경읽기, 독서, 기도 그리고 휴식의 시간으로 보냈습니다.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하나님과 교회에 감사드립니다.
호수 주변을 걸을 때는 그냥 기분전환과 묵상을 위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편안하게 목표점이 없이 그저 왔다 갔다만 해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렇게 하면 뭔가 아쉬운 마음이 찾아왔습니다. 내가 저 지점까지 갔다가 돌아오겠다는 마음의 목표를 가지니 지금 어디쯤 왔는지 남은 시간과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중간에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이 슬쩍 찾아와도 꼭 저기까지는 가야 되겠다는 투지 같은 것이 생겼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임을 느낍니다. 모든 결과는 우리 주님께 맡겨 드리고, 그저 따뜻하고 행복하게 서로 사랑하면서 지내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지만, 성취 가능하고 눈에 보이는 중간 목표점을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한다면 보다 더 뿌듯하고 즐겁고 힘 있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주 목회편지를 통해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 교회는 “주일예배 때 마다 세례식이 거행되는 교회”를 꿈꾸고 소망하며, “가정교회”를 모델로 하여 신약교회의 회복을 추구해 왔습니다. 우리는 아직 가정교회로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는데도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신 열매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담임목사로 부임한 후 지난 4년 동안 장년 24명이 입교를 하거나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가운데 13분은 금년에 세례/입교를 받았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한 일입니다. 지난주일 총목자모임을 가지면서 저는 이것이야 말로 천국의 모습이구나 하는 감격과 감사가 있었습니다. 가정교회 사역에 대한 보람과 확신이 더해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제 경험으로 무엇인가를 내 것으로 완벽하게 학습하는 가장 좋은 길은 다른 사람을 가르쳐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 교회가 “년1회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를 주최하는 교회”라는 중간 목표를 공유해 보아도 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와 여러분이 해보고 싶다고 당장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교회가 어느 정도 준비되어야 하는 지 신중하게 따져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과정과 단계를 거쳐서 거기에까지 갈 수 있겠는지, 그렇게 할만한 가치가 있겠는지 구체적으로 함께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당장에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필요들이 있습니다.
첫째, 각 목장의 진행 방법이 표준화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교회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우선 기본에 충실하여 그것을 완전히 몸에 습득한 후에 그 다음에 개인기가 발휘되는 것이 안전하고 바람직 할 것입니다.
둘째, 세미나에 참석하실 목자님들을 민박으로 섬길 수 있는 목자님들의 숫자가 최소한 열다섯은 되어야 합니다. 형편상 민박으로 섬길 수 없는 목자님 가정도 있기 때문에, 목장 숫자가 약 20개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를 다녀오신 목자님 목녀님들은 제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이미 마음에 감이 확 올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참석해 보지 못하신 분들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내년 2014년에는 우리 교회에서 형편과 여건이 되는 모든 성도님들이 다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에 한 번씩 다녀오셨으면 하는 기대가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