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주간은 우리교회가 무척 바빴던 기간이었습니다. 고 이의열 장로님께서 갑자기 입원하셨다가 향년 86세로 하나님의 품에 안기셔서, 병원 심방과 천국환송예배가 이어졌고, 캐빈의 병세가 급박하게 변하여 멀리 스탠포드 병원으로 그리고 샌 리앤드로의 호스피스 병원으로 심방하는 섬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김승훈․김수연 집사님 가정에 윤서가 출생하였고, 강춘희 집사님 가정에 아드님이 새 가정을 이루셨고, 또 어제 정규범 장로님 원로장로 추대와 장로, 안수집사 권사․명예권사 임직예배까지 겹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많은 일들이 동시에 펼쳐져 갈 때, ‘하나님께서는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에게 무엇을 계획하시고 기대하고 계시는가?’ 스스로 질문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의 헌신과 자유의 단계를 한 단계 더 높여 주시는 구나!’ 하는 답이 제 마음속에 떠올랐습니다.
약한 공동체는 한 가지 큰 일만 있어도 피곤해 하고 힘들어하고 그래서 다투게 되는데, 하나님께서 그 동안 우리 공동체를 강하게 세워주셔서 이 많은 일들을 기쁜 마음으로 넉넉히 감당하게 해 주셨습니다.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지휘에 따라,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만큼, 한 번에 한 가지씩, 최선을 다해 섬길 때에 넉넉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내가 모든 것을 다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한 분들이 계십니다. 그 책임감은 아름답고 귀한 것이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은 아닙니다. 내가 모든 것을 다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할 수 있는 만큼만 즐겁게 최선을 다해서 섬기고, 나머지는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삶의 태도입니다.
내가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하면, 일은 고사하고 부담감 때문에 힘들고 지칩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엄두가 나지 않아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또 어떤 분들은 어쩔 수 없이 시작은 해 놓고, 하면서 짜증을 내고 표정이 굳어집니다. 근처에 가기가 두려워 아무도 도와주지 않게 됩니다. 나도 힘들고 다른 사람도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일은 일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공동체에서는 이번에 많은 일로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그 동안 낯설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해서 공동체의 주위만 뱅뱅 돌고 계시던 가족들이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진정한 가족의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빈자리가 채워지고 모든 자리가 풍성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이런 따뜻함과 자유로움과 의리가 있는 우리 교회가 자랑스럽고 좋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교회를 이루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욱 더 힘써서 ‘쉼이 필요할 때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고, 하나님께서 일할 마음을 주실 때 눈치 보지 않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그런 교회’ 함께 만들어 가십시다. 그런 아름다운 교회는 성령님의 지휘를 따라서 쉴 줄도 알고 또 일할 줄도 알 때에 세워져 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