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덴버에 잘 다녀왔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진실하게 사랑하시는 우리 두 목사님과 언제나 든든한 우리 목자‧목녀님들이 계시기에, 저는 하나님께서 저에게 맡겨주신 사명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온영락 교회를 섬기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이번에 저를 불러 주신 데번 한인기독교회는 덴버 지역에서 가장 일찍 창립된 교회 중 하나로 약 15년 전에 가정교회로 전환하여, 현재 세 초원 스물다섯 목장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15년!! 가정교회로서는 산전수전을 다 통과한 교회이기에, 제가 무엇을 전해드린다기 보다는 함께 교제하며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느끼는 그런 시간이 되었습니다.
교회도 인생도, 긴 시간 속에 굴곡이 있기 마련입니다. 가정교회든 셀쳐치든 전통 교회든 어떤 유형의 교회를 추구하는가에 상관없이, 교회에 열매가 있어 왕성하고 행복할 때도 있고, 큰 변화 없이 지루함이 이어질 때도 있고, 이런 저런 예기치 못한 문제로 어둠의 터널을 통과할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제가 한 번의 방문으로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겠지만, 한인기독교회는 가정교회를 통해서 훈련되어진 탄탄한 섬김과 아름다운 교회 분위기, 잘 정비된 자녀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성도님들에게 쉼과 은혜를 끼쳐주시는 목사님의 탁월한 설교로 인근의 많은 성도님들이 교회를 찾아와 교회가 성장하는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즐거움의 비명을 질러야할 그런 상황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15년간 가정교회로 섬겨오면서 목자‧목녀님들은 누적된 피곤함으로 다소 지쳐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피곤함은 한 영혼이 구원받는 것을 지켜보는 기쁨과 보람이 있어야만 떨쳐버릴 수 있는 피곤함입니다. 이것을 지난 15년간의 가정교회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지만, 그러나 이를 위해서 치유와 회복이 필요하여 한인기독교회를 찾아오는 상처받은 영혼들을 이미 신앙을 가진 분들이라 하여 외면할 수 있겠는가 하는 진퇴양난의 갈등에 처해있는 듯 하였습니다. 영혼구원과 제자양육이라는 같은 사명을 향한 서로 다른 의견의 차이, 건강한 교회기 때문에 갖는 갈등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덴버한인기독교회는 성숙한 모습으로 서로가 자신들만의 입장만을 고집하지 않고, 예정되어 있던 목자‧목녀 세미나를 통해서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한 후에 기도하며 함께 방향을 잡아가기로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저에게는 부담스러운 시간이었지만, 그런 성숙함이 참 귀하게 보였습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우리 교회에도 이런 갈등이 찾아 올 때가 있을 것입니다. 피곤하여 지칠 때가 올 것이고, 영혼구원과 제자양육의 사명도 좋지만, 또 다른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을 외면하기 힘든 때도 올 것입니다. 그 때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이런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할까요?
시온영락가족 여러분, 제가 시온영락교회의 담임목사로서 소망하는 교회는 소그룹을 목장이라고 부르고, 그 리더를 목자 목녀라 칭하고, 목장모임에서는 성경공부 보다는 감사 제목과 삶을 나누고, 그 모임을 매주 갖는 그런 형식을 지키고 유지하는 교회가 아닙니다. 우리 보다 앞서가고 있는 가정교회들이 보여주는 모습이나 원칙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 의미 있는 것들임은 틀림없지만,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결코 없습니다.
제가 시온영락 가족 여러분과 함께 이루고 싶은 교회는 영혼을 구원하고 제자를 세우는 성경적 “신약교회”입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세우기 원하셨던 성경적인 교회의 가장 우선되는 가치는 다른 어떤 것도 아닌 “하나됨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사랑이라고 믿습니다. 아무리 좋고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라 해도 교회를 찢으면서까지 추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최선보다는 한마음이 더 능력 있는 영혼구원과 제자양육의 통로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인 기독교회는 이번 세미나를 위해서 부족한 저와 제 아내의 항공료와 호텔비를 지출하셨을 뿐만 아니라, 사례비까지 넉넉하게 주셨습니다. 처음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의 소원대로 그곳 목자‧목녀님들을 위해서 지정헌금을 하려고 했으나, 막무가내로 주셔서 제 마음 편하자고 끝까지 안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금년 9월초에 있을 산호세 지역 연합 목자목녀 수련회 때, 우리 지역의 목자‧목녀님들을 대접하는데 쓸 수 있도록 우리 교회에 지정헌금하였습니다. 어느 교회의 목자‧목녀님들이든지 저에게는 늘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 목자‧목녀님들께는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