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자회를 마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많은 분들의 수고와 정성으로 행복하게 마무리된 참 감사한 바자회였습니다. 모두가 즐겁게 바자회에 참여한 것도 감사하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성황리에 마친 것도 감사하고, 또 단기선교와 선교를 위해서 귀하게 사용될 거금이 마련된 것도 기쁘지만, 저에게 가장 감사한 것은 이 지역에 예수님을 믿지 않으시는 몇 몇 가정들이 바자회를 통해서 우리 교회 식구들과 관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이번에도 선교 바자회를 하는 것에 다소간의 부담스러움이 있었습니다. 바자회 당일 나와서 일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바자회 주 품목인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는 주중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거기다가 각 목장에 분담된 음식까지 준비하려면 특히 목녀님들은 이중 삼중으로 고생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 능력 밖으로 일이 많아지고 피곤해 지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고, 섭섭한 마음과 분노가 생기기 쉽고, 그래서 관계들이 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다 손님이 올 것인가? 얼마나 올 것인가? 그것이 큰 스트레스가 됩니다. 모두 함께 열심히 수고를 했는데, 손님이 없으면 음식이야 우리가 먹으면 되지만 교회 전체적인 사기가 뚝 떨어질 위험성이 큽니다. 그리고 일이 잘 안되면 니 책임 내 책임을 따지며 분열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교회가 실패도 기쁜 마음으로 함께 통과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 졌는가? 그런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도 고민하며 기도하며 버티다가 결국 염치불구하고 임마누엘 교회 모든 목자․목녀님들께 그룹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지난 두 해 동안 많은 분들이 오셔서 바자회를 풍성하게 해 주셨는데, 금년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연락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 아내가 여러 날을 아이패드를 들고 카카오톡으로 이분 저분들과 교제하며 바자회에 청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물론 오랜만에 교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기는 했지만 민망하고 미안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금년 바자회를 하면서 그런 생각 그런 염려들이 싹 날아가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성도님들이 주중에 나오셔서 바자회 준비를 도우셨습니다. 그리고 당일 알마덴 지역에 사시는 믿지 않으시는 가정이 한글 간판과 떠들썩한 분위기를 보고 들어오셨습니다. 우리교회 각 목장에서 섬기고 계신 여러 VIP님들이 오셔서 바자회에 참여하고 교제하는 모습도 지켜보았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작년에도 바로 이런 즐거움과 풍경들이 있었는데 미처 제가 그것을 볼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그렇게 힘들여 열심히 목장을 섬기는데, 바자회가 한 영혼 구원하는 좋은 통로가 된다면, 이정도 수고야 더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돈을 얼마나 모았느냐에 성공과 실패의 기준을 두지 않고, 얼마나 많은 VIP를 모셨느냐에 성공과 실패의 기준을 두고 바자회를 해 보는 것입니다.
더 정성스럽고 맛있게 음식을 만들고, 양도 듬뿍 드리고, 가격은 마켓보다 낮게 받는 것입니다. 이미 교회 다니시는 분들 청하는데 힘을 쏟는 것보다, 주위에 아직 예수님 만나지 못하신 분들, 평상시 우리가 청하고 싶었던 우리의 소중한 VIP님들, 그리고 감사의 인사를 꼭 드려야할 분들 만 청해서 대접하는 기분으로 섬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자회 2주 정도 전부터 교회 간판을 바자회 광고판으로 사용하면 이 지역에 거주하시는 한인들과 접촉점도 만들어 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은 작년처럼 물놀이 삼아 차를 닦아 드리고, Free Will Donation으로 단기선교 펀드도 마련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자회를 마무리하면서 남은 음식과 B.B.Q로 교회 잔디밭에서 목장별 모임을 풍성하게 갖는 것으로 바자회 잔치를 마치는 것입니다. 이런 바자회 한 번 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