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이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을 시간에 저와 제 아내는 덴버 한인기독교회에서 1,2부 주일 설교를 마치고, 목자‧목녀님들을 위한 세미나를 인도하고 있을 것입니다. 먼저 사모님이 30분 정도의 간증을 하고, 제가 90분 강의를 2회 인도하게 됩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덴버한인기독교회는 우리 교회에서 금년부터 목자‧목녀님으로 섬기기 시작하신 이태일 장로님과 조영옥 집사님 내외의 모교회입니다. 지난 년말년시를 맞아 장로님 내외가 덴버를 방문했을 때 서로 교회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자연스럽게 덴버 한인기독교회에서 매년 갖는 목자‧목녀 수련회에 저희 내외를 강사로 청해 오셨습니다.
저는 다른 교회에서 설교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고 불편해 합니다. 설교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낯선 사람과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원래 저는 내성적인 성격에 열등감이 심한 사람입니다.
대학교 시절에 종종 구두발표 시간이 있었는데, 그 날이 다가오면 밤잠을 설치기가 일수였습니다. 제가 공부는 좀 잘 했지만 공부를 열심히 한 이유도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 직장 생활 8년 후 신학교를 다니게 되었을 때는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못 먹고 도로 가져 올 때도 많았습니다. 혼자 먹기는 너무 초라하고, 함께 먹을 사람을 찾기가 힘들 때는 아예 안 먹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점심때쯤 학교로 올라와서 함께 점심 먹고 강의를 청강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내성적이고 열등감이 심하다는 것은 사람들 눈치를 많이 본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전전긍긍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또한 입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 판단하고 정죄하는 일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런 실력으로 어떻게 저렇게 뻔뻔스럽게 앞에 서 있나?” “저렇게 밖에 못하나?” 과거에 제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 늘 속으로 비판적이었으니까 다른 사람도 나에 대해서 말은 안 해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고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내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것입니다.
제가 하나님 앞에서 이 영역에 대해서 오랫동안 씨름하고 훈련해 왔음에도 설교나 강의 요청을 받으면 저는 언제나 주저하고 부담스러워하게 됩니다. 이번에도 요청을 받은 즉시 안 간다고 회신을 하려 했으나, 다음날 새벽 기도하는 중에 가는 것으로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성도님 여러분들이 저의 그 소극적인 면을 그대로 보고 배울까 염려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눈치를 보면서, 하나님께서 원하셔도 두려움에 갇혀 뒤로 물로서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순종하는 삶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내가 잘하는 것만 한다면 겉모양이 아무리 교회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여도 본질적으로는 자기가 왕이고 자기가 주인인 삶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잘 못해도 비록 웃음거리가 되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명하시는 일이고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기꺼이 뛰어들 수 있는 그런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둘째는, 제가 작년 말부터 조영옥 집사님의 아버님, 92세 되신 조래도 아버님의 영혼구원을 위해서 기도해 오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그 기도의 응답으로 저를 덴버에 보내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덴버에 도착하자마자 아버님을 뵙고 복음을 전할 계획입니다.
우리교회에서 강사를 청할 때처럼 덴버한인기독교회도 저와 제 아내의 항공편과 호텔을 준비해 주시고, 또 사례비도 주십니다. 저는 우리 교회보다 작은 교회에는 사례비 전액을 도로 헌금하고, 우리 교회보다 큰 교회의 경우에는 감사함으로 받아서 우리 교회에 헌금하는 것을 원칙으로 지켜오고 있는데, 이번에는 청하는 교회에서 항공편과 호텔비용으로 이미 많은 비용을 지출하셨기 때문에, 덴버한인기독교회가 우리 교회보다 더 큰 교회지만 그 교회 목자‧목녀님들을 위해서 쓰시도록 사례비는 전액 그곳에 헌금할 예정입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섬김이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