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말, 우리교회는 무려 16년 동안 우리와 동고동락하며 예배를 섬겨 주셨던 박원섭 전도사님을 이웃 교회로 떠나보내면서 섭섭한 마음과 염려의 마음이 함께 교차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더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우리의 마음이었지만, 목회자로 사역해 나가기 위해서 떠나는 것이 전도사님에게 더 좋은 길이고 반드시 가야할 길이었기 때문에, 서운한 마음은 뒤로하고 기쁜 마음으로 축복하면서 떠나보냈습니다.
우리는 빈자리를 빨리 채워보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박원섭 전도사님의 빈자리를 느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또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분이 계실 것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 기다림과 믿음의 결과로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하나님의 사람들이 바로 엄해용 목사님 가정입니다. 2013년 3월부터 지금까지 1년 2개월의 기간 동안 하나님께서는 엄 목사님과 신디 사모님을 통해서 너무나 큰 변화들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예배가 더 풍성해 졌고, 어린이 교육이 더 세련되고 탁월해 졌습니다.
그런데 엄 목사님 가정이 오는 6월 15일부로 우리 교회를 사임하고 한국으로 귀국하시게 되었습니다. 사모님이 먼저 직장 관계로 귀국하고, 엄 목사님은 LA에서 9월 말까지 남은 학업에 매진하다가 10월 초에 가족과 합류할 계획입니다.
처음 엄 목사님 가정이 우리 교회에 부임하실 때부터 이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은혜로 다른 길들을 열어 주시기를 기대하면서 우리 교회로 모셨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기대한 길이 아니라 다른 길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엄 목사님 내외와 같은 헌신과 열정과 실력을 갖춘 사역자들을 또 만나 볼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없지 않지만, 충격과 서운함 속에 박원섭 전도사님을 떠나보냈지만 박 전도사님께도 우리 교회에도 더 풍성한 은총을 허락하신 하나님께서, 이번에도 엄 목사님 가정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최상의 길을 선물하시고, 우리 시온영락교회에도 더 아름다운 길을 예비하고 계실 것을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이끄심은 언제나 저와 여러분의 생각과 계획보다 더 아름답고 완전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서둘러서 사람을 찾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사람이 시온영락교회를 위해서 예비한 사람이라고 인도해 주실 때까지 기다리며, 엄해용 목사님과 신디 사모님의 빈 자리를 느끼며 감사하며, 부재의 유익을 누려보고자 합니다. 그 동안은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 교회에 허락하신 은사와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려 볼 것입니다.
떠나서 헤어지는 아쉬움 보다는 함께 한 기간의 풍성함에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가족은 헤어지기는 하지만 관계가 끊어지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남아 있는 5주간 동안 더 풍성한 사랑의 교제를 나누어 주시고, 엄해용 목사님 가정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시온영락교회를 위해서 더욱 간절히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BH 목장의 이경희 집사님도 6월 14일 우리 공동체를 떠나서 한국으로 귀국하십니다. 더 좋은 직장으로 영전해서 갈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헤어져 지낼 수밖에 없었던 부부가 함께하게 되는 축복된 길이기 때문에 섭섭한 마음을 뒤로하고 기쁘게 떠나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시온영락의 앞으로의 한달은 석별의 정을 나누는 기간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