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범 장로님 원로장로 추대와 장로, 안수집사, 권사, 명예권사 임직예배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13일 남았습니다. 임직예배가 가까워 오면서, 지난 2009년 10월에 있었던 저의 담임목사 취임예배를 드리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 때 제가 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취임예배를 준비하던 기간에 원형탈모가 와서 그 후 거의 1년이 다 되도록 머리 한쪽에 구멍이 난 채로 지냈으니까요!!
당시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 저에게는 엄청난 긴장의 기간 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루실 일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저에게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불확실함이 있었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 취임예배를 드리자니 엄청난 부담이 밀려왔습니다. 자칫하면 차라리 하지 않음만 못한 실패의 경험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저는 제 자신의 체면보다는 교회에 가장 안전한 길을 택하고 싶었고, 그래서 최대한 참석 인원을 적게 잡고 진행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상보다 많이 참석하시면 우리는 약간 당황스럽고 손님들께는 좀 죄송하겠지만, 반대의 경우보다는 훨씬 더 좋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산 사용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른 거 다 없애고 그냥 식사만 풍성하게 준비해서 대접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러나 정규범 장로님과 우리 교회 중직들께서는 저의 입장과 체면을 생각하셔서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서 취임예배를 치르려고 노력해 주셨습니다. 게다가 저도 임직식이 다 끝나고 난 뒤에 알게 되었고 성도님들 가운데는 지금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정규범 장로님께서는 저와 교회가 재정에 대해 염려하지 않아도 되도록 저의 담임목사 취임예배에 들어간 비용 대부분을 따로 헌금하셨습니다.
정말 성대하고 감격적인 취임예배였습니다. 많아야 200여명 오실 것이라 예상했는데, 450명이 넘는 하객이 오셨습니다. 그때 참석하셨던 한 목사님께서 “평생에 이렇게 은혜롭고 감동적인 취임예배는 처음 드려 본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날은 저의 얼굴이 빛나게 된 날이었습니다. 저를 사랑하셔서 축하해 주러 오셨던 많은 분들은, 우리 시온영락 성도님들께 저의 얼굴을 빛나게 해 주셨고, 정규범 장로님과 시온영락 가족들은 저의 손님들께 저의 얼굴이 빛나도록 해 주셨습니다.
이후에도 우리 시온영락 가족 덕택에 제 얼굴이 빛나게 된 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2011년 산호세에서 열린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 저녁 식사를 대접해 주실 때도 그랬고, 이번에 휴가를 다녀올 때도 그랬습니다. 그 때 마다 제 마음속에는 저도 시온영락 가족 여러분들의 얼굴을 빛나게 해 드리는 목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일어났고, 그리고 하나님의 얼굴을 빛나게 해 드리는 교회를 함께 세우고 싶은 소원이 더해 졌습니다.(마5:16)
저는 이것이 천국의 모습이고 원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세상은 자기 밥그릇 자기가 챙기기 위해서 힘써 경쟁하고 싸워야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Zero Sum입니다. 기쁨보다는 아픔이 점점 많아집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파 고통스럽고, 내가 땅을 사도 시기와 질투를 당해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천국은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빛나게 해 주려고 노력하는 곳입니다. 형제의 성공이 나의 기쁨이 됩니다. 나의 성공은 나에게 기쁨일 뿐만 아니라 형제의 기쁨도 됩니다. 그래서 기쁨이 배가되고 마음껏 누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 우리 교회의 잔치가 우리 공동체에 천국의 기쁨이 더해지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하고 사모합니다. 손님은 많은 데 주인은 없는 것만큼 민망하고 멋쩍은 일도 없습니다. 다른 많은 바쁜 일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정을 조정해서 참석하셔서 “임직자들을 위해서” 주인의 역할을 다해 주시고, 또 음식과 행사준비도 적극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