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단기봉사선교를 행복하게 마치고 돌아온 바로 다음 날 주일 이른 아침입니다. 저에게는 지금까지 다녀온 여러 차례의 단기선교 가운데 가장 뿌듯하고 행복했던 시간이 아니었던가 생각됩니다. 두 번의 천국장터부터 캐어 팩키지와 카드, 오가는 길의 식사와 간식, 선교지에서 먹을 밑반찬, 특별헌금 그리고 새벽기도와 수요예배 섬김, 거기에다 Welcome Back 선물까지 스물아홉명의 단기선교팀 만이 아니라 전교회가 함께 팀웍한 따뜻한 단기선교였기 때문입니다. 선교지에서 돌아오는 길에 형제교회 (갓즈 패밀리 교회)로부터 받은 환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더욱 더 행복하게 해 주었습니다.
금년 여름은 저에게는 다소간의 긴장감이 감도는 시간이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땅의 복이 아니라 하늘의 복을 바라보면서 영혼구원과 제자양육에 초점을 맞추고 나아가는 공동체에게는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풍성한 은혜도 있지만, 더불어 사단의 공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그리고 저 자신이 그런 사단의 공격도 뚫고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성장하고 성숙했을까에 대한 부담 때문에, 특별히 유니스와 죠앤이 단기선교를 떠나려고 준비할 즈음부터 새벽마다 선교 현장에 있는 우리 자녀들과 이번 멕시코 단기선교팀의 안전을 위한 기도를 빠트리지 않고 집중해서 해 왔습니다.
이번 멕시코 단기선교에도 저는 가능하면 참여하지 않고 교회에서 기도하는데 더 힘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건축을 하기에는 남성의 참여가 좀 적다는 생각과 혹시라도 담임목사 마저 간다고 했다가 안 가는 것으로 결정하면 선교팀의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 같아 결국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멕시코 단기선교를 떠나던 지난주일 새벽, 교회에서 혼자 필요한 준비를 하다가 제가 오른쪽 손목을 다쳐서 건축사역에 힘쓰는 일은 전혀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손목이 부러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기 때문에 지금도 아찔한 생각이 듭니다.
선교현장에서는 손상숙 권사님이 목요일 새벽에 숙소의 계단에서 굴러서 아킬레스근이 끊어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바닥과 사방이 모가 져 있는 돌덩어리였기 때문에 아킬레스근이 끊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머리나 허리 혹은 목의 부상까지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섬짓한 사고였고, 생각날 때마다 감사의 고백이 절로 나오는 사건입니다.
저는 평상시에는 거의 꿈을 꾸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난 목요일 새벽에는 3:40분에 한 사람이 죽는 너무나 생생하고 기분 나쁜 꿈과 더불어 잠에서 깨어, 기도하다가 다시 잠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공동체의 지속적인 기도를 들어주셔서 끔찍한 사고를 막아주셨다는 강한 느낌을 갖게 되며, 특별히 새벽기도로 힘써 주신 우리 가족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공동체는 멕시코에 집을 한 채 짓겠다는 마음의 소원을 가지고 단기봉사선교를 준비하며 천국장터를 열었고, 넘치도록 풍성하게 필요한 재정이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의 상황에서 보면 집을 한 채 완성할만한 팀을 구성한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에서 가장 시간을 내기 힘든 분들을 모아서 팀을 구성해 주셨고, 거기에다 적시에 이상진 집사님을 우리교회에 보내셔서 팀에 합류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으로 찾게 된, 헤어진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오랜 친구를 만나러 우리 교회를 방문하신 김흑목 집사님과 아들 다훈이를 마지막 순간에 우리 팀에 합류시켜 주셨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팀이 매일 열 두 시간 이상씩, 흘러내린 땀 때문에 화장실에 갈 필요조차 거의 없었던 강행군 건축 사역을 마치 오랫동안 한 팀으로 일했던 것처럼 척척해 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시고 지휘해 주신 아름다운 팀이었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