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누리고 나누는, 주님의 소원"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롬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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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jpg

희민이 기숙사 앞에서 온가족이 함께.. Princeton Forbes College


휴가 잘 다녀왔습니다. 부흥회 직후는 교회적으로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진학으로 집을 떠나는 희민이에게는 아빠 노릇을 그리고 둘째이자 막내를 떠나보내는 아내에게는 남편 노릇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그리고, 성도님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미리 계획도 되어 있지 않았고 예산도 따로 잡혀 있지 않았고 저 자신이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장로님과 안수집사님들이 긴급히 상의하셔서 휴가비로 쓸 수 있도록 성도님들의 이름으로 1,000불을 준비해서 전달해 주셨습니다. 교회를 통해서 공식적으로 받으니 제 마음이 편하고 좋았고, 교회와 성도님들의 사랑과 배려를 느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동료 목사님들을 만날 때는 뿌듯한 마음으로 자랑도 할 수 있었습니다. 시온영락 가족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호텔을 이용하는 대신 근처에서 목회하시는 두 목사님 가정을 방문해서 거기서 자고 먹고 교제하며 지냈습니다. 같은 소망 같은 꿈을 가지고 있다는 한 가지 사실 때문에 가족보다 더 편하고 즐겁게,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격려하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주님과 복음을 위해서 살면 형제와 자매와 집과 전토를 백배로 주시겠다는 예수님의 약속을 체험하고 누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운전을 많이 한 여행이었습니다. 보스톤에서 차를 렌트해서 북쪽 2시간 거리에 있는 민애를 데리고, 다시 남쪽으로 일곱 시간을 운전해서 내려와 희민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희민이의 새출발을 도와주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하니 더욱 더 기뻤습니다.


그런데, 민애를 태우고 뉴저지로 이동하던 중에 저와 제 아내가 좀 심하게 다투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민애 앞에서 엄마와 아빠가 다투어서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엄마와 아빠의 갈등 속에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중재하고, 화해를 돕는 민애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도 넘지 말아야할 선은 끝까지 넘지 않고 지켜주는 아내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을 참 아름답게 세워주셨음을 다시 확인하며 안정감과 감사를 느끼고 누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이틀은 뉴욕 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본인이 개척한 교회를 11년째 목회하고 계시는 목사님 가정에서 보내었습니다. 인간적인 성공을 꿈꾸기 어려운 환경에서 신실하게 하나님께서 맡기신 자리에 서 계시는 목사님 가정에서 풍성한 환대를 받았습니다. 마음이 짠했습니다.


산호세로 돌아오는 아침에 늦게 일어나 짐을 챙기며 출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사모님께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냄새가 풍겨옵니다. 고등어 굽는 소리와 냄새가 전해집니다. 군침이 돌고 배가 고파 옵니다. 저는 행복하고 맛있게 아침 식사를 마쳤는데, 제 아내는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아침부터 맡는 생선냄새로 힘들어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저는 우리가 얼마나 서로 다른 사람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운전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기를 좋아하지만, 아내는 차로 이동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한 곳에 머물러 있는 편을 더 좋아합니다. 저는 낯선 환경과 다른 사람의 신세를 지는 것을  매우 불편해 하지만, 아내는 도움을 줄줄도 알고 받을 줄도 알아서 그런지 관계를 훨씬 더 잘 만들고 오래 유지합니다.    


저와 제 아내가 다르고, 민애와 희민이가 다릅니다. 함께 교제했던 목사님과 사모님은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그 가정의 자녀들은 또 서로 얼마나 다른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누가 옳고 누가 틀린 것일까요? 아침에도 고등어구이를 맛있게 먹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 일까요? 고등어 냄새 때문에 두통이 생기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일까요?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곧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됩니다. 가정에서나 교회에서나, 나와 다름을 비난하고 나와 같기를 요구하며 다툴 것이 아니라,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함으로서, 더 풍성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이루어 갈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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