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4월은 우리 교회가 레위기를 함께 묵상하고 설교하고 있습니다. 레위기에 등장하는 여러 다섯 제사 중 화목제는 아주 특별한 제사입니다. 화목제는 사람들이 하나님과 이웃과 함께 즐기는 나눔의 예배며 잔치자리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피와 내장의 기름과 콩팥, 그리고 꼬리는 하나님 당신의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생선은 대가리가 맛있다면서 몸통은 남편 자식 다 주고, 먹을 것 없는 대가리를 이리 저리 뜯어 잡수시던 어머님들의 모습이 마음에 그려집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가슴과 오른쪽 뒷다리는 하나님 앞에 높이 들어 흔들어서 드린 후, 제사를 섬기던 제사장들의 소득으로 주어졌습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자신을 드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공급하시고 챙겨주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보아서 참 기쁘고 좋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모든 부위는 제사를 드리는 사람들이 함께 먹었습니다. 그런데, 화목제의 고기는 제사를 드리는 그 날에 다 먹어야 했습니다. 먹지 못하고 남은 고기는 태워서 버려야 했습니다.
소한마리 양한마리 잡아서 하루에 다 먹어치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화목제를 드리는 날에는 평상시 서먹서먹했던 사람들도,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들도 함께 화해하며 화목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화목제의 모습을 한 번 그려본다면 옛날 시골 동네에서 돼지 잡는 집이라도 있으면, 온 동네의 잔치가 벌어졌던 바로 그 모습이라고 하겠습니다.
화목제는 세 가지 경우에 드려졌습니다.
첫째는 감사할 일이 있을 때입니다. 그래서 그 기쁨을 하나님 앞에서 이웃과 함께 즐기는 것입니다.
둘째는 서원할 일이 있을 때입니다. 그 만큼 크고 중하고 어려운 기도제목이 있다는 뜻입니다.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함께 하나님을 기대하며, 함께 증인이 되어주는 그런 자리입니다.
셋째는 특별한 감사도, 특별한 기도제목도 없지만 기쁜 마음으로 드리는 제사입니다. 사실은 이게 가장 큰 축복입니다. 일반적으로 큰 감사는 큰 어려움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된장찌개 한 그릇 두고 오손 도손 나누는 저녁식탁이,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될 수 있어도, 병상에서 투병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가장 간절한 기도의 제목이 됩니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의 가치를 알고, 그 가운데 부어진 하나님의 은총을 생각하며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가 바로 화목제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의 주일친교 식탁과 목장모임의 식탁이 화목제의 제사가 되어지기를 기대해 왔고, 또 그렇게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이런 풍성함이 앞으로도 무거운 부담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계속되어 질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나에게 큰 감사의 제목이 있을 때 소한마리 양한마리 잡는 심정으로 주일친교 식사를 대접하며, 하나님께 감사하고 믿음의 식구들과 함께 그 감사를 나누는 기쁨의 잔치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에게 간절한 기도의 제목이 있을 때 혼자서 끙끙거리지 않고 가정을 열고 풍성한 식탁을 준비하고, 목장 식구들과 나의 기도제목과 결심을 나누고(서원) 함께 간절히 기도하며 하나님을 기대하는, 그래서 하나님을 체험하는 통로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내가 누리는 소소한 일생생활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볼 수 있는 영의 눈이 열려서 특별한 일이 없는 것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고 기쁨으로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의 주일친교와 목장모임이 기쁨과 감사로 즐겁고 풍성하게 계속되기를 기도하며 사모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