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집사님 한 분이 “목사님, 감기드셨습니까? 어디 아프세요?”하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교회에 있는데도 이기준 목사님과 엄해용 목사님이 설교를 하시니 그런 생각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제가 작년 년 말에 목회편지를 통해서 알려드렸던 것처럼 금년에 우리 교회에 있는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가 한달에 주일 한 번은 제가 예배를 인도하지 않고 부목사님들이 예배를 인도하는 것입니다. 그 시간에 저는 중고등부, 유초등부(죠이랜드)와 영유아부를 방문하고, 영어 설교와 어린이 설교도 훈련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우리 부목사님들을 위해서입니다. 담임목사로서 저의 사명 중의 하나가 하나님께서 저에게 보내 주신 부목사님들을 훌륭한 담임 목사님으로 준비시켜 드리는 일인데, 이기준 목사님과 엄해용 목사님은 이미 저보다 실력이 뛰어나신 분들이기 때문에 가르쳐 드릴 것은 없고 최대한 기회를 많이 드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가능하면 외부 강사를 부르지 않고 우리 부목사님들에게 기회를 드리려고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더 많은 기회를 드리기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둘째는 시온영락 성도님 여러분들을 위해서입니다. 저 한 사람의 설교로는 결코 시온영락 가족 여러분 모두의 필요를 다 채워드릴 수가 없습니다. 성도님 여러분들의 성장 배경도 다르고, 성장의 정도도 다르고, 현재 처해 있는 상황도 다르고, 좋아하고 싫어하는 취향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를 통해서는 결코 주실 수 없는 은혜를 두 목사님을 통해서 주시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것은 목회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목장의 목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목자‧목녀님이 VIP나 목장 식구의 모든 필요를 다 채워드릴 수가 없습니다. 목장 식구들과의 동역을 넘어 때로는 목사님 사모님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있고, 다른 목자‧목녀님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팀목회, 팀목양이 필요합니다. 팀목회와 팀목양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결코 쉬운 일이거나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서로에게 깊은 상처만 남고 시도하지 않음만 못한 결과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제가 부목사로 부임했을 때 특별히 저에게 친절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참 고맙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들의 목장을 방문하면서 저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생생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의견이라는 명목으로 담임목사님에 대한 불만과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이해가 안되는 바는 아니었지만 많은 부분이 자기 중심적인 오해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 분들의 오해를 풀어드리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담임목사님에 대한 변호가 도움이 되기는커녕 더 큰 오해를 낳는 모습을 보면서 “계속해서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저는 더 이상 이 자리에 머물 수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난 후에야 그런 분위기가 중단된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조금만 욕심을 부렸다면 저를 중심으로 담임목사님께 섭섭해 하는 분들의 그룹이 형성되고, 목회자간의 갈등으로, 교회의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일이었습니다. 목회자끼리 목자끼리 목녀끼리 서로 경쟁하고 시기 질투하기도 하고, 때로는 상처가 많은 성도님들이나 목장 식구들이 부지중에 그런 경쟁을 부추기고 부채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마귀가 교묘하게 역사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서로를 불신하면서 나의 경쟁심과 시기 질투의 한계 안에 교회를 가두어 버리고 말겠습니까? 교회를 지키시는 분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붙잡고, 영광스러운 주님의 교회를 꿈꾸며 서로 믿어주는 순종의 모험의 발걸음을 내디뎌 보시겠습니까?
저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기꺼이 후자를 택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비둘기 같은 순결함 만으로는 안 됩니다. 뱀 같은 지혜도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마귀의 궤계를 분별하고 경쟁심과 시기 질투 대신에 선으로 악을 이길 줄 아는 성숙함이 리더십 그룹 안에 배양되어야 합니다. 새로운삶, 경건의삶,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 성경공부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