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새벽 4시 시온영락 가족 가운데 여덟 분이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 참석을 위해서 텍사스 휴스톤으로 떠났습니다. 한 분은 짧은 한국 출장 일정마저 더 줄여서, 금요일 낮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휴스톤행 비행기를 갈아타는 강행군을 하면서 다른 가족과 합류했습니다.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에는 자녀를 동반할 수 없기 때문에, 에스더, 레이쳘, 지오, 지아는 제 아내가 돌보아 주기로 했는데, 몇몇 성도님들이 조금씩 도와 주셔서 훨씬 수월하게 섬길 수 있었습니다. 아직 만11개월이 채 되지 않은 지아와 함께 이틀 밤을 보내면서, 옛날 민애와 희민이 키울 때 제가 제대로 아내를 도와주지 못한 것에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또 젖먹이 데리고 교회 나오시는 성도님들이 더 귀하고 고맙게 생각 되어졌습니다.
이번 세미나와 관련해서 저에게 몇 가지 감사의 제목이 있습니다.
첫째로 감사한 것은 이번에 새로 임직한 두 분의 장로님들이 담임목사와 더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서 여러 가지로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기쁜 마음으로 세미나에 참석해 주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참석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먼저 세미나에 참석해 주셨던 정규범 장로님과 목자․목녀님들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먼저 순종의 모험을 하는 믿음의 삶의 본을 보여주신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된다고 안 되는 이유를 찾기 보다는, 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하면서 모험하고 도전해 보는 믿음의 실험과 희생이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순종의 모험, 믿음의 실험이 우리 교회의 영적인 분위기가 되고 문화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세 번째로 감사한 것은 오늘 예배에 참석하신 성도님 여러분들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하시는 분들 가운데 아홉 분이나 한꺼번에 교회를 비우셨는데도, 여러분들로 인해 토요 새벽예배도 그리고 주일 예배도 여전히 풍성할 수 있었습니다. 한가정만 빠져도 빈자리가 크게 느껴져서 꼭 필요한 일에도 마음 편히 출타할 수 없었던 시절이 생각나서 그렇습니다.
어떤 교회는 목사님이 세미나만 다녀오면 성도님들이 긴장을 한다는 우스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성도님들이 세미나를 다녀오면 목사님이 긴장이 될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나에게 편한 것, 나의 경험, 내가 본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왜 그 교회는 그렇게 하는데, 우리 교회는 그렇게 안 해?”라는 생각과 말들이 오갈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특히 나름 크고 유명한 교회 다니신 분들, 좋다는 교회를 경험하신 분들이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ㅠㅠ)
저는 우리 교회 모든 성도님들이 다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에 한 번씩 참석하시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부탁드립니다. 시온영락교회의 담임목사로서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교회를 카피하려는 것도 아니고, 가정교회라는 한 형식을 세우려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성경적인 교회를 세우고 싶습니다. 이 지상의 교회는 어느 교회도 결코 “표준”이 될 수 없습니다. 오직 성경만이 그 자리에 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교회는 이렇게 하더라.”는 방법 보다는 왜 그렇게 하는 지 그 정신에 초점을 맞추면서 살피고 배우고, 그 정신이 성경적인지, 그리고 그렇다면 그것을 우리 교회의 성장단계와 환경에 맞게 어떻게 적용해 나갈 수 있겠는지를 함께 대화하며 지혜를 찾을 수 있는, 그런 멋진 팀이 되어 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