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그림은 이탈리아의 화가인 카라바조 (Caravaggio)가 그린 “목자들의 경배 (Adoration of the Shepherds)”라는 작품입니다. 아기 예수님을 가장 먼저 찾아와 경배했던 목자들은 당시 가장 가난하고 천대받던 사람들이었지만 예수님을 직접 본 최초의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위의 그림을 자세히 보면, 아기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보통의 그림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림의 구도로 보아도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이 그다지 중심에 있지도 않을뿐더러 그 흔한 후광도 없습니다. 게다가 방금 아기를 낳은 마리아는 차가운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아 있습니다. 다른 그림과는 다르게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성경대로 사실적으로 그렸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그림에서는 가난한 목자들과 가난한 모습의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의 모습이 이질감 없이 잘 어울리는 그림인 듯합니다. 그래서 이 그림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듯합니다. “오늘날 교회로서 우리는 어떤 사람과 잘 어울리나요? 또한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애쓰고 있나요?”
이런 질문들을 해보다가 저는 시온영락교회에 “마중물 헌금”이 있다는 사실이 참 행복해 졌습니다. 삶에서 어렵고 힘든 순간에, 기댈 수 있는 곳이 교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좋습니다. 교회가 지금 어렵고 힘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가서 참 좋습니다. 시온영락교회는 교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교회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교회가 되어가고 있고 그렇게 걸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분들의 삶에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위로를 전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 성도님이 헌신하신 이 “마중물 헌금”이 작지만 삶으로 열리는 통로가 될 수 있도록 사용되기를 소망합니다. 헌금하신 이에게, 사용하는 이에게 우리 주님의 하늘 복이 가득히 채워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