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에는 제가 우리교회에 부임해서 취임예배를 드리던 날이 잠간 생각났습니다. 그 때 취임예배를 준비하면서 손님이 몇 분이나 오실 것인가가 조금 스트레스가 되는 이슈가 되었습니다. 거기에 맞추어서 음식도 준비해야 하고 또, 기념품도 준비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너무 많이 준비해서 많이 남으면 안 그래도 어려운 과정 속에 있는 교회에 새 담임목사가 부임한 시작부터 좌절을 안겨주는 일이 될 것 같고, 너무 적게 준비하면 오실 손님께 실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손님들께 좀 실례가 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손님의 숫자를 적게 잡아서 교회 재정도 아끼고, 성도님들 수고도 덜하고, 그리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불필요한 좌절도 겪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저의 손님일 텐데 기념품도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정규범 장로님과 성도님들께서는 특별헌금까지 해서 기념품도 식사도 풍성하고 넉넉하게 준비해주셨습니다. 제가 절대로 잊어버릴 수 없는 너무나 감사한 배려였습니다. 우리가 넉넉하게 예상하고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임예배에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450명 정도의 하객들이 와 주셨고, 1인당 한 개씩 드리려던 기념품은 가정 당 1개씩, 식사는 급히 인근 식당에 주문을 하고 또 양도 조금씩 적게 배식하면서 기쁘게 손님을 치렀습니다.
그 때는 우리 식구들이 지금의 1/3정도였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성도님들과 자녀들까지 주방에서, 주차장에서 그리고 친교실에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다가, 취임예배 찬양대 순서에 찬양대원으로 섬긴 후 다시 조용히 밖으로 나가서 예배 후 친교 준비를 했기 때문에 예배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한 우리 식구들은 몇 분 되지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성도님들을 향해서 준비된 설교말씀도, 축사도, 권면도 우리 식구들은 거의 듣지 못한 것입니다.
순서에 따라 저의 취임 소감발표가 있었을 때도, 우리 성도님들 가운데 저의 취임소감을 들으신 분이 거의 없었습니다. 저의 취임 소감의 핵심은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를 세우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소망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 그러나 지나간 저의 5년 5개월의 목회를 돌아보면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를 향한 길목에 있었던 것은 맞으나 거기에 이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음을 깨닫습니다.
우리 교회는 정말 좋은 교회입니다. 이만한 교회를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의 모습에는 훨씬 못 미칩니다. 여러분 어떠세요? 부활하신 주님의 그 영광스러운 교회가 한 번 되어 보시고 싶으세요? 저 자신에게 묻습니다. ‘너는 정말로 바로 그 교회를 세우고 싶은가?’
저의 부족함을 느낍니다. 때로는 두려움까지 느낍니다. 그래서 주님께 간절히 기도합니다. “주님, 우리 교회, 시온영락교회, 저의 한계 안에 갇히게 하지 마옵소서. 주님께서 담임목사이십니다. 저의 한계를 넘어서 성령님께서 친히 우리 공동체를 지휘하여 주옵소서.” 시온영락 가족여러분 예수님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 다시 오십니다. 모든 일에, 특히 가정에서부터 그리고 목장과 교회와 일터에서 주님의 이끄심에 민감하게 순종하기를 함께 힘써 보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