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제 아내는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포틀랜드 온누리 성결교회에서 있었던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컨퍼런스는 늘 그동안의 제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제 삶을 살아갈 것이며, 우리교회의 방향은 어떻게 되어야 할지에 대한 insight들을 줍니다. 이것들을 혼자 생각하고 기억하면 잊어버리지만 누군가의 앞에서 작더라도 결단하게 되면 앞으로 전진하여 걸어갈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부터 몇 주에 걸쳐서 이번 컨퍼런스에서 제가 느끼고 경험했던 마음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는 봄과 가을에 두 번씩 있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가정교회를 하는 교회들이 번갈아가며 주최하기 때문에 매번 장소는 바뀌게 됩니다. 장소는 바뀌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의 깊이는 늘 동일합니다. 지난 번 컨퍼런스 때 저의 가장 큰 질문은 “자녀들이 함께 자라는 교회로서 우리가 어떤 길로 걸어가야 할 것인가?”였습니다. 메시지와 강의와 선배 목사님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제 질문에 대한 두 가지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그것이 영어권 예배를 만드는 것과 어린이 목장을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교회는 이 두 가지를 시작할 수 있는 은혜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제게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는 그냥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하러 가는 장소가 아닙니다. 오히려 응답을 소망하는 간절한 질문들을 가지고 가서 그 곳에서 실제로 걸어갈 수 있는 방향을 듣고 보고 정리하고 오게 되는 시간입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첫 개회식에서 들려졌던 말씀인 “목사는 공무원이 되지 말고 독립투사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말씀으로부터 제 마음에 참 많은 이야기들이 들려졌습니다. 공무원은 출퇴근 시간을 정확히 지키고 자기의 삶과 일터의 삶을 정확히 구분하여 요구하는 이상의 헌신을 하지 않는 사람을 통칭하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헌신적으로 일하시는 공무원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목사로서 살면서 생명을 살리는 예수님의 소원보다 자녀의 성공을 위해 더 많이 시간을 투자한다면, 나 자신의 취미생활을 위해 시간을 투자한다면, 노후의 안정을 생각하고 그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를 늘 고민하며 살아간다면, 하나님께서 저를 어떻게 사용하실 수 있을까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좀 몸은 힘이 들겠지만 “독립투사가 되어서 주님의 소원인 영혼구원과 제자양육하는 일에 힘을 쓰고 마음을 쓰고 헌신하는 삶을 선택하여 주님께서 사용하실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싶습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제 시간을 좀 나누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주중에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1) 매일의 새벽예배
2) 월요일 오전: 새로운 삶/ 월요일 저녁: 새로운 삶
3) 화요일 오전: 생명의 삶/ 화요일 저녁: 목자목녀의 삶
4) 수요일 오전: 수요예배/ 수요일 저녁: 생명의 삶
5) 목요일 밤: 주빛 찬양팀 연습, 탁구
6) 금요일 저녁: 목장
7) 토요일 오전: 영어성경공부/ 토요일 오후: 아카데미
8) 주일: 주일예배
오전이란 10:00-1:00정도를 말하고 저녁이란 7:00 정도부터를 말합니다. 주빛 찬양팀 연습은 저녁 9시에 있구요. 그러므로 제가 시간이 있는 때는 대체로 오후 시간입니다. 그 시간에는 대부분 엘림 2호에 있는 사무실에서 설교준비를 하거나 행정업무를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처럼 제 스케줄을 나누는 것은 제가 얼마나 바쁜지,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 자랑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제가 주님의 소원을 이루어드리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공무원처럼 사는 목사가 아니라 독립투사처럼 사는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 삶 속에서 영혼구원과 제자양육이 일어나는 기쁨을 경험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