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중에 저녁 시간을 내어 아내와 함께 둘이서 영화도 보고 외식도 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희 부부는 목사와 사모로 어떤 부부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제 아내가 우리의 부부생활은 언제나 목회의 연장이었지, 아내인 자신을 만을 위해서 제가 남편으로서 시간을 내 준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섭섭한 마음과 억울한 마음이 적지 않게 들었지만, 이제는 저도 조금 철이 더 들어서 아내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 느낌까지 부인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사준 영화표를 가지고 큰마음 먹고 영화 관람에 나섰습니다. 이것이 저와 제 아내가 결혼 25년 만에 단둘이서 처음으로 극장에 간 역사적 사건이 되었습니다.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라면 믿고 보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SULLY를 선택했는데, 영화를 보면서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2009년에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US Airway 비행기가 라구아디아 공항을 이륙한 후 얼마되지 않아 큰 새 떼를 만나 순식간에 양쪽 엔진이 고장나버리고 맙니다. 파일롯 경력이 40년이 넘는 이 비행기의 기장 SULLY는 라구아디아 공항으로 회항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허드슨 강에 비행기 비상착륙을 시도하여 155명 전원이 생존하게 되었고, 그 결과 국민적인 영웅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비행기 사고는 너무나 큰 돈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의 과실인지를 따지기 위해서 길고 지루한 조사가 이어집니다. SULLY 기장은 가족과도 만나지 못하고, 비행기 비상착륙의 정신적 트라우마와 싸우는 가운데, 적대적인 조사를 받습니다.
조사관들은 컴퓨터를 동원한 수십 번의 시뮬레이션 결과 충분히 라구아디아 공항으로 안전하게 회항할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도 기장이 무리하게 추운 겨울 날씨에 허드슨 강에 착륙을 시도해서 수많은 생명을 위험에 몰아넣고 비행기도 가라앉혀 버린 무책임한 선택을 했다고 비난합니다. 게다가 비행기 한쪽 엔진은 완전히 고장 나지 않았는데도 SULLY 기장이 양쪽 다 고장이 났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공격도 받으면서 억울함의 고통을 당합니다.
자신을 포함하여 155명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처절하게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의심 받고 오해 당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보면서, 주인공과 함께 고통당하고 함께 분노하면서, 육신의 생명보다 훨씬 더 소중한 영혼의 생명을 구원하고 돌보는 일에 오해와 억울함을 겪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겠구나… 이상한 일 당하는 것처럼 생각하지 말고, 더욱 더 당당하고 의연하게 이겨나가고 대처해야 하겠구나 결심하며 저희 부부가 함께 은혜를 누렸습니다.
25년만의 데이트도 결국은 사역의 연장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삶과 사역이 따로이지 않아서 감사하고, 부부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자주 이런 시간을 누려보려고 합니다.
오늘 저는 오랜 기간 어려움 속에 있는 형제교회, 몬트레이영락교회를 섬기기 위해서, 임시당회장으로써 몬트레이 영락교회의 주일예배를 인도합니다. 매월 셋째 주 주일설교를 이 목사님께 맡길 때는 이런 상황까지 예측한 것은 아닌데, 하나님께서 당신의 교회를 위해서 이렇게 인도해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사도행전의 안디옥 교회의 모습을 통해서 영혼구원과 제자양육을 위해서 그리고, 형제 교회를 위해서 기꺼이 돈도 나누고 사람(시간)도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시켜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111기도팀을 통해서 “형제 교회를 섬길 수 있는 교회로 자라가기를" 계속해서 기도해 왔는데, 하나님께서 그 기도에 대한 응답의 하나로 허락하신 상황이라 믿고 최선을 다해서 바르게 섬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주님의 교회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