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서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에 참석하면서 그리고 컨퍼런스 전후에 그레이스 교회(원종훈 목사님 시무)를 연수하면서, 그리고 마침 열리고 있는 조남수 목사님의 집회를 통해서 받은 은혜가 너무나 풍성합니다. 벌써 반년이 지났는데도 많은 목사님 사모님들이 지난 4월 시온영락교회의 섬김을 기억하고 추억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해 오셨습니다. 정말 탁월하고 행복하게 섬긴 컨퍼런스였습니다. 우리 시온영락가족들의 행복한 수고와 섬김이 지금까지 제 얼굴을 빛나게 하고 있습니다. 우쭐대지 않고 겸손하고 진실하게 하나님의 사람답게 살아갈 것을 다시 마음으로 결심하고 다짐해 봅니다.
시카고 그레이스 교회 원종훈 목사님께서는 교회가 다운된 시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있는 모습 그대로 볼 수 있도록 저희 부부가 장로님들과 교역자들과 자유롭게 면담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고, 초원모임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고, 마음을 다해서 저희 부부를 대접하고 섬겨주셨습니다. 제가 가정교회 사역을 하고 있다는 한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가정교회 네트워크에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더 감사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레이스 교회의 초원모임(초원지기와 초원 소속 목자 목녀님들의 모임)에 참석하면서 초원모임이야 말로 가정교회의 힘이며, 꽃이며 심장이로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모든 풍성한 은혜의 시간 가운데 하일라이트가 있었다면, 그것은 그레이스교회 사모님의 간증을 통해서 들려주신 주님의 음성입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저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것처럼 은혜가 되었습니다.
사모님의 아들은 중고등학교 때 농구 선수였는데 키가 좀 작습니다. 교회에서는 최고의 농구 실력이지만, 학교 팀에서는 실력은 있으나 작은 키 때문에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어느날 아들이 “엄마, 오늘 경기에는 전도사님과 교회 친구들이 구경을 와 ~~” 이야기를 하는데, 아들의 염려가 마음에 느껴졌습니다. 전도사님과 교회 친구들에게 경기를 뛰는 멋진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는데 벤치에 앉아 있는 초라한 모습을 보여 줄 것에 대한 아들의 염려가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중고등학교 대부분의 시간 벤치에서 후보 선수로 있었던 사모님 자신의 모습과 상처가 중첩이 되었습니다.
아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불쌍한 마음이 솟아 올라오면서 하나님께 간절히 매달려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들에게 경기에 뛸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경기 시간이 되었습니다. 전도사님과 교회 친구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아들은 2분을 채 뛰지 못하고 교체되어 벤치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 뛰게 하고 벤치로 아들을 불러들이는 코치의 모습에 피가 머리에 거꾸로 솟는 것 같은 분노가 일어났습니다. 만약에 무성권총이 있다면 코치를 쏘아버리고 싶은 분노였습니다. 아들은 줄곧 벤치에 앉아 있으면서 교체되어 들어오는 동료들의 등을 두드려주었습니다. ‘벤치에 앉아 있는 주제에 지가 뭐라고 뛰고 들어온 선수 등은 왜 두드려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더 속상해 졌습니다.
사모님은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뒤에도 분노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앞에 기도하기 위해 앉았는데, 하나님의 내적음성이 들려왔습니다. "그렇게도 분이 나느냐?" "예, 주님 그렇게 분이 납니다. 분이 나서 미칠 것 같습니다. 게임을 이기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그렇게 빨리 내 아들을 교체해 버린 그 코치를 총이 있다면 쏘아버리고 싶습니다. ~~~" 하나님께 분노를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상상하지 못했던 내적 음성이 들렸습니다. "그런데 너는 왜 내 아들을 네 인생에서 항상 벤치에 앉혀 놓느냐? 네가 내 분노를 알겠느냐?" "너는 네 아들이 주전으로 뛸 실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하느냐? 네 아들은 주전으로 뛸 실력도 못갖추었지만, 내 아들은 모든 것을 다 갖추었는데도 불구하고 너는 내아들을 항상 벤치에 앉혀 놓았다."
"아니 주님, 제가 언제 주님을 벤치에 앉혀 놓았습니까? 하나님, 제가 무슨 사역을 할 기회나 있었어야지 예수님을 벤치에 앉혀놓지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열등감에 짓눌려서 예수님께서 자신을 통해서 일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예수님을 벤치에 앉혀 두었던 자신의 모습을 하나 하나 보게 하시고, 회개하게 하시고,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열등감을 깨끗하게 치유해 주시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부터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예수님께서 일할 기회조차 드리지 않는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 오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분노를 네가 알겠느냐? 내 아들을 벤치에 앉혀 두지 말라!!” 저를 향한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