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많은 부분에서 아픔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 식구들을 위해서 새벽마다 기도하다가 어떻게 그 분들을 위로하면 좋을지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 기도가 더 능력이 있었으면... 그 분들이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의 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품다가 밴쿠버 사랑의 교회를 담임하시는 이은진 목사님의 이 목회컬럼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목장을 통해서 고생이 아닌 고난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상처입은 치유자로 자라갈 수 있기를... 우리 목장이 이런 모습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얼마 전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프로그램에서 ‘핼퍼 커뮤니티’에 관한 사건을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핼퍼 커뮤니티는 가출 청소년을 돕는 자발적 커뮤니티인데, 17세 때 가출하여 5년 동안 핼퍼 커뮤니티를 전전하며 갖은 고생을 하다가 범죄자의 덫에 걸려 죽을 뻔한 한 남성의 이야기입니다.
가출 청소년들을 돕기 위한 마음에서 출발 한 커뮤니티가 범죄의 통로로 악용되는 것도 놀라웠고,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핼퍼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되면서 그들이 돕는 불우 청소년들에게 자신들도 모르게 권력을 행사하는 과정도 마음 아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마음으로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저에게 가장 충격을 준 대목은 따로 있었습니다. 17세에 가출하여 5년 간 온갖 고생을 하다 사고를 만난 이 남성을 치료한 의사가 한 말이었습니다. 이 남성의 정신 성숙도가 5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5년 간 육체적 어려움을 면할 방법만 몰두하다 보니 정신적 성숙이 이루어 질 여지가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 의사의 진단이 저에게 충격적이었던 것은, 사람은 고난을 통해 성숙한다고 믿고 있는 저에게 이 사람의 고난은 전혀 성숙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성숙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고난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고난이 아니라 고생에 불과하였습니다.
신앙생활 가운데 우리는 많은 고난을 만납니다. 그런데 고난을 통해 단련되는 사람이 있고 오히려 피폐해 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려움은 어려움대로 당하는데 남는 것은 영광이 아니라 상처입니다.
고난을 낭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불평과 원망은 언제나 고난을 낭비하게 만듭니다. 감사(기쁨)만이 우리를 성숙한 경지로 인도 해 줍니다.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이 여러 가지 시험에 빠질 때에, 그것을 더할 나위 없는 기쁨으로 생각하십시오. 여러분은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낳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인내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이 완전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십시오” (야고보서1:2,4)
그래서 목장이 참 귀합니다. 한 주일 단위로 자신의 삶을 끊어 돌아보게 만듭니다. 생각하게 만듭니다. 어려움에 허덕이면서 고생만 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 고난을 멈추어 서서 돌아보며 하나님의 섭리를 다시 의지하게 합니다. 내 어려움을 나눌 때 영적가족 된 목원들이 함께 아파 해 주고, 격려 해 주고, 기도 해 줍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영적근육이 붙고 더 단단해 집니다. 비로소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됩니다. 고난을 낭비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