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에서 열흘 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어머님과 함께 8일을 보내면서 그간 못다한 효도를 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서울로 향하는 길에 대구에서 김태범 목사님을 만나뵈었습니다. 목사님을 통해서 받은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하여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으나, 오히려 목사님 부부께서 최고의 식사를 대접해 주시며 후배 목사에게 여러가지 지도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도무지 저는 이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없으나, 주님께서 저희 부부에게 주시는 선물로 알고 감사함으로 누렸습니다.
대구를 떠나 대전에서 하루를 묵었습니다. KAIST에서 교수님으로 일하고 있는 오랜 친구와 후배를 만나 믿음의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목회자인 저 보다 더 신실하고 치열하게 주님을 기대하고 의지하며 섬기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왔고, 우리 시온영락의 목자님 목녀님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에게는 제가 계획하지 않았고 예상하지 못했던 만남 속에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고 펼쳐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무엇을 이루어 가시는 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그런 기대 속에 민애의 교통사고(9/30) 소식을 들었습니다. 여러분들께 늘 설교해 온 것처럼 “상황이 이렇게 되어서 더 좋은 점은 무엇인가?” “이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떻게 하나님의 사람답게 응답할 수 있겠는가?” 즉시 제 마음 속에 질문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폐차가 불가피할 정도로 차가 파손되었음에도 크게 다친 사람이 없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또한 식구보다 더 나은 시온영락가족 여러분들이 계셔서 필요한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으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제가 한국으로 출발하기 직전 주일(9/20)에 맥시마가 길에서 섰습니다. 고쳐서 쓸까 폐차를 할까 조금 망설이다가 폐차를 시켰습니다. 이전에 섬기던 교회 한 성도님이 새차를 장만하면서 타던 차를 저에게 주신 것이었습니다. 폐차 소식을 전하면서 지난 10년간의 감사의 마음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혼다도 두 성도님들께서 36개월간 리즈를 해 주신 차량이었는데, 34개월을 쓰고 정리를 하게 되었네요.^^ 34개월간 입은 사랑을 기억하며 감사하게 됩니다.
민애의 사고 소식을 듣고 난 후, 제가 시온영락교회 부임하기 직전, 중국단기선교에 참여하고 있던 동안에 제 아내가 사고를 내서 폐차시킨 사건이 생각났습니다. 아내는 저의 단기선교 사역에 방해가 될까봐 사고 소식을 전해 주지 않았고, 돌아와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차는 폐차 했으나 사람은 크게 다치지 않아서 참으로 감사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모든 사건과 기억들과 기도 속에서 주님께서 저에게 주시는 마음은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말씀하시는 느낌입니다.
우선 민애와 희민이가 저희 부부로 부터 완전히 독립하는 계기가 된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경제적으로 얽혀 있는 동안은 독립한 것이 아닙니다. 이 사건으로 민애가 자기 차를 자기 보험으로 갖게 될 것입니다. 희민이도 졸업과 더불어 그렇게 될 것입니다. 이런 과정들 속에서 하나님께서 저의 무엇을 털어 내기
원하시고, 무엇을 붙잡기 원하시는지? 내가 해야 하는 것인지, 하나님께서 하실 것인지? 저에게 보내어 주실 새로움이 무엇일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저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최선의 것, 최상의 것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