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기도하면서 제 마음이 힘들 때가 있습니다. 주변에서 함께 영혼을 맡아 사역하시는 목자 목녀님들을 바라보아도 역시 그런 부분이 있구요. 그래서 이 부분은 짚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목회편지를 씁니다. 하지만 이는 영적인 목회를 하는 저나 목자 목녀님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이도 합니다. 삶과 사역이 나를 짓누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행복해지는 길을 선택하며 걸어가 보십시다.
목자 목녀는 목장 식구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요,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목장 식구가 진정으로 어려운 일을 당하면 사실 목자 목녀가 해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불경기로 인하여 사업체가 파산의 위기를 당한 사람들, 오래 동안 직장을 찾지 못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 신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속을 태우는 사람들,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을 안고 고통 받는 사람들... 이런 문제를 가진 사람들 앞에서 목자 목녀는 속수무책입니다.
목장 식구들을 위하여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데 왜 목자 목녀로 세우는가? 문제를 해결해 주라고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하라고 세우는 것입니다. 세 가정 정도 목장 식구들을 맡겨 줄 테니 이들을 위하여 기도함으로, 하나님으로 하여금 일하시게 하고, 그분이 명령할 때에는 순종하여 자신에게 맡겨진 몫을 수행하는 청지기가 되라고 세우는 것입니다.
여러분! 청지기는 일의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주인이 책임집니다. 청지기의 일은 주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순종하는 것뿐입니다.
제가 청지기 의식이 없었다면 목회를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교인들은 각양각색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교인들 숫자가 늘어나면서 문제도 다양해지고 심각해집니다. 쉽게 해결될 문제들이 아니고, 어떤 경우에는 아예 해결 방법이 없습니다. 제가 청지기 신분을 잊어버리고 제 힘으로 교인들의 이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한다고 생각했다면 절망에 빠져, 목회를 그만 두어도 벌써 그만 두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청지기로서 나의 할 일은 기도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하여 새벽마다 성도들을 위하여 기도했을 때, 주님께서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길을 열어주시고 뜻하지 않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셨기 때문에 지금까지 목회를 해 올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청지기 의식은 목회뿐만이 아니라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에도 적용됩니다.
자녀들은 하나님의 것이고, 자신들은 이들을 잠시 맡아 양육하는 청지기인 것을 부모님들은 잊지 말아야합니다. 자녀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주님에게 순종하여 자녀들을 양육할 때, 하나님께서 그들의 장래를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
사업가들도 자기 사업체의 주인은 주님이시고 자신은 청지기임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하나님의 사업체를 맡아서 관리하는 청지기로서, 사업체를 위하여 쉼 없이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순종하여 최선을 다하여 주님 방법대로 경영할 때 하나님께서는 사업체의 장래를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