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부가 최근에 조금 심각한 갈등의 시간을 통과했습니다. 예배당 이사와 더불어 예상치 못한 여러 변화의 상황 속에서 “같은 행동도 때에 따라 무게가 다릅니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며, 우리 모두가 조금 더 신중하기를 기대했는데, 정작 그 설교를 한 저 자신과 제 아내가 교회에 큰 어려움을 가져올 뻔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잠잠히 기도하며 기다려 주신 장로님들과 목자․목녀님들과 시온영락 가족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게 무슨 이야긴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혹시 계시다면, 그것이야 말로 우리 교회가 소문이 잘 안나는 정말 좋은 교회라는 표지가 될 것입니다.
어떻게 상황이 그렇게까지 번졌을까? 가장 먼저 생각난 단어가 갱년기입니다. 저에게도 제 아내에게도 갱년기 증상이 조금씩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교회의 담임목사님이 선교사님으로 떠나시면서 부목사님이 후임으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담임목사님이 선교사로 떠나시기 전에 후임 목사님에게 다른 이야기는 않으시고, 갱년기를 조심해야 합니다, 갱년기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갱년기에 대해 공부하세요...세 번이나 당부하셨다 합니다.
이미 경험하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감정이 파도같이 밀려오는 갱년기 증상이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 주위에서 평상시와는 너무나 다르고,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 이상한 행동을 보게 될 때가 있다면, 혹시 갱년기는 아닌가 생각하시며 용납해 주시고 품어 주시고 버팀목이 되어 주세요. 사연이 있겠지!! 그럴 수도 있지!! 생각하며 기도해 주세요.
두 번째는 과도한 스트레스입니다. 저는 예배당 이사가 완결되기까지 큰 걱정 없이 밤잠 설치지 않고 편안하게 잘 지냈지만, 내심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아내도 오빠가 알콜중독성 간경화로 위독한 상황 속에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데, 제가 그것을 잘 공감하며 헤아려 주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아들을 살리고 싶은 엄마를 위해서 기꺼이 간을 이식해 주기로 마음을 정하고 진행하였지만,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알콜중독이 치료되지 않으면 아무리 간 이식 수술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간 이식 없이 회복되려면 하나님의 기적이 필요하지만, 알콜 중독이 치료되는 것도 같은 정도의 하나님의 기적이 필요합니다. 간이식 수술비용도 천문학적인 금액이고, 이후의 치료비 역시 문제가 됩니다. 가족 생계의 문제도 있습니다. 간을 이식해준 사람의 후유증도 간과할 수 없고, 그래서 수술 후 어머님이 통과할 더 큰 마음고생도 불을 보듯이 뻔한 일입니다. 이러기도 저러기도 힘든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아내인데, 제가 뒷짐 지고 물러서서 교회 상황에만 골몰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끝까지 막가지 않고 그래도 빨리 정신을 차린 것은 이것이 영적공격임을 금방 알아차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악한 날에 찾아온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영적 공격임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와 내 모든 것을 희생한다 하더라도 내 자존심을 지켜보려는 어처구니없는 저 자신의 모습을 하나님 앞에서 직면하면서, 주님 저는 십자가가 필요한 사람입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기도하면서 주님을 기대고 의지합니다.
에베소서 6장 12~13절에서 성경은 저와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씀해 줍니다. “우리의 싸움은 인간을 적대자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상대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주시는 무기로 완전히 무장하십시오. 그래야만 여러분이 악한 날에 이 적대자들을 대항할 수 있으며 모든 일을 끝낸 뒤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
평상시는 괜찮습니다. 문제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는 반드시 “악한 날”이 찾아옵니다. 엎친데 덮치는 “악한날”이 찾아옵니다. 마귀는 그 때를 결코 놓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평상시에 완전무장을 하십시다. 기도로 스스로를 그리고 서로를 지키고 보호하십시다. 우리는 보호가 필요한 약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형제가 이해할 수 없는 실패를 보여줄 때,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가 있어~ 정죄하는 대신에, 아~ 악한 날이 찾아온 모양이구나~ 사연이 있겠지~ 사연이 있을거야~~ 불쌍히 여기며 기도로 섬겨주기를 선택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