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 동안 잇몸이 붓고 피가 나고 이빨이 아픈 현상이 반복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치과를 가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인터넷도 찾아보고 우리 교회 식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아내가 치과를 오픈하고 있다고 소개를 받아서 전화를 하고 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약을 하고 진료를 기다리는 중에 재정부에서 이야기하기를 우리 성도님들 중 누군가가 저의 치과치료를 위해서 지정헌금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헌금을 누가 얼마나 했는지를 보지 않기로 작정했고 지금도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분이 누구신지를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실제로 Check을 받으면서 그 마음이 느껴져서 참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제가 목회편지를 한 번 썼듯, 저는 우리 교회식구들의 헌금으로 사례비를 받고 있기 때문에 그 이외의 돈을 받지 않기로 기도하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마음을 기쁨으로 받고 다음 주에 저희의 마음을 담아 감사헌금으로 드렸습니다. “사랑이 흐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감사제목을 담아서요.
그리고는 지난 주와 이번 주에 두 번에 걸쳐 치과를 다녀왔습니다. 평생 한 번도 클리닝을 안했던 관계로 치석이 좀 많이 끼어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Deep Cleaning을 하고 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실제로 클리닝을 받았습니다. 참 감사한 것은 그 이후로 붓고 피가 나던 잇몸도 완전히 가라앉고, 이빨로 인한 통증도 완전히 가라앉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참 좋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병원의 의사 선생님이 예수님을 잘 믿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셨는데, 제가 목사라는 것을 아시고는 진료비를 받지 않고 해주시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으셔도 된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그렇게 하시면서 기도를 부탁하고 목회자들의 기도를 받는 것이 자기에게는 더 큰 복이라고 이야기하시며 완강하게 말씀하셔서 결국 진료를 무료로 받게 되었습니다. 둘째 날 병원을 찾아가면서 선생님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서 작은 선물상자를 하나씩 준비해서 드리고는 감사한 마음으로 진료를 받고 돌아왔습니다.
이 일을 겪으면서 저는 우리 공동체가 사랑이 흐르는 공동체가 되어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자기의 이익을 채우려는 곳이 아니라 조건 없이 자기의 소유를 내어놓고, 또 그것을 받은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위해서 거침없이 내려놓고... 그랬더니 또 다른 통로를 통해서 결국 더 좋은 일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게 되는 사건이 제 마음을 너무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내 것만을 챙기면서 살아가면 누구도 손해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사랑은 흐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믿고 신뢰하면서 관계 안에서 나를 내어놓기 시작하면 그것이 선순환의 시작이 되어 똑같은 결과를 가지고도 그 안에서 사랑이 흘렀기에 더욱 마음 따뜻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기쁨과 보람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아직도 저를 위해서 지정헌금을 해주신 그 분이 누구이신지 모릅니다. 알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저의 마음과 더해져 하나님께 드린 감사의 헌금을 통해 또 다른 사람에게 흘러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돈으로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제게는 이익도 손해도 없었지만 사랑이 흘렀기에 행복했던 과정을 경험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또한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런 우리 교회가 너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