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탄절에는 많은 선물들을 받았습니다. 받은 선물들에 마음이 참 따뜻합니다. 선물 자체가 아니라 여러분들이 선물들을 준비하시면서 저를 한 번 더 생각해 주셨을 것이고 기도해 주셨을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내가 이처럼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그랬구요.
하지만 제가 2년 전에 여러분에게 나누었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나누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7년 11월에 쓴 저의 36번째 목회편지의 일부를 다시 가져옵니다.
“... 저는 목회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가장 큰 결심 중의 하나가 하나님께서 제게 맡겨주신 식구들로부터 사사로이 돈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게 현금을 주시거나 카드를 주신 분들이 계실 때에는 돌려드리려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거나, 그런 노력이 상대를 섭섭하게 할 것처럼 여겨질 때는 그만큼을 교회에 헌금하거나, 그 분들의 자녀들을 위해서 사용해 왔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 원칙을 따라갈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의 관계가 돈이라는 수단에 의해 한 번도 가로막히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갈 것입니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주님이 주시는 마음 그대로 바라볼 수 있기 위해서, 그 사람이 하나님 앞에 자라가는 것 이외의 것은 기대하지 않으려고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교회의 감사표시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됩니다.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pay가 나가는 사람에게는 따로 감사의 표시를 하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담임목사인 저도 포함됩니다. 우리교회가 지금은 제가 유일한 목사이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게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 때에도 이 원칙이 지켜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교인들이 목회자를 보거나 목회자가 교인들을 볼 때 돈이 그 사이를 재단하는 일이 절대로 생기지 않기를 소원합니다.
그러면 정말 감사한 일이 있어서 마음을 표현할 때 어떻게 하면 될까 의문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 때에는 정말 마음을 표현해 보시면 됩니다. 좀 불편하지만 펜을 꾹꾹 눌러서 카드를 쓴다거나, 함께 식사를 한다거나, 직접 가서 고른 작은 선물 (한국에서도 김영란법은 5만원까지만 인정합니다 ^^)을 전한다거나, 따뜻한 마음을 담은 카톡 메시지를 써서 보낸다거나... 또 어떤 창의적인 방법들이 있을까요? ^^
저와 여러분의 사이는 하나님이 맺어주신 관계입니다. 그렇기에 새벽마다, 저녁마다 기도하며, 여러분과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마음아파 하는 것이 제겐 너무 당연합니다. 제가 목사가 된 것이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이 제게 확실해서 정말 행복합니다. 여러분과의 관계 사이에 돈에 대한 기대가 들어있지 않게 해주신 것이 정말 행복합니다. 우리가 평생 함께 걸어갈 것인데, 늘 서로의 마음을 믿어주고 살아갑시다. 저는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서 사역하고, 여러분은 저의 삶을 위해서 기도해주시면서 우리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을 함께 만들어 가십시다.”
제가 가진 생각은 여기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올해 제게 주신 선물들 중 현금과 카드로 주신 것들은 오늘 감사헌금으로 주님께 돌려드립니다. 그렇지만 주신 카드는 주신 분의 마음과 정성을 한껏 받고 용도에 맞게 잘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성탄과 연말이 되어서 참 좋습니다. 많이 사랑합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