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교회는 4월 6일부터 9일까지 있을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150여명의 손님이 오셔서 3박 4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머물게 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팀을 구성해서 준비가 진행되고 있고, 이미 컨퍼런스 기간 휴가를 신청해 놓으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죄송스럽게도 바로 그 컨퍼런스를 한 달 앞두고, 우리 교회에서 노회까지 섬기게 되었습니다. 3월 5일과 6일 1박 2일 동안 약 60명의 손님이 우리 교회에서 노회를 갖게 됩니다. 우리 교회가 불과 2년 전에 노회를 섬겼기 때문에 미처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일입니다.
우리 노회에는 아래로 몬트레이에서 부터 위쪽으로는 캐나다 국경까지 북가주와 와싱톤 주 전역을 아울러 약 20여 교회가 소속되어 있습니다. 북쪽과 남쪽에서 번갈아 가며 노회를 섬겨오고 있는데 이번에 남쪽에서 호스트 할 차례에 형제교회들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노회를 섬길 곳이 마땅치 않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우리교회가 장소만 제공하는 것으로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아무래도 장소를 제공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 식구들이 주축이 되어 섬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성도님 여러분들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많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약간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려보면, 노회가 컨퍼런스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좋은 통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컨퍼런스 때는 100명 이상의 손님들이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산호세 공항을 통하여 오십니다. 그러나 노회는 그 절반인 약 50명의 손님들이 산호세 공항을 통하여 오십니다. 공항 영접과 라이드에 필요한 점들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컨퍼런스 때는 약 70개의 호텔 객실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번 노회 때는 약 25개의 호텔 객실을 사용합니다.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돕는 과정에서 우리가 어떤 면을 좀 더 신경 써야 하겠는지를 점검해 보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식사와 간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우리 스스로를 점검해 보는 좋은 통로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는 우리 교회가 가정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형제 교회를 섬기는 교회로 성장해 가기를 소망합니다. 물론 가정교회들이 특별히 영혼구원과 제자양육에 더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가정교회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교회들은 모두 주님의 소원을 붙잡고 헌신하는 형제요 동역자들입니다.
가정교회 컨퍼런스를 섬기는 것은 이미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영혼구원과 제자양육에 힘을 쏟고 있는 형제교회와 선교지를 세우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노회를 섬기는 일도, 저와 여러분이 원하든 원하지 않던 우리 교회는 가정교회를 하는 교회로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에, 형제 교회에 가정교회의 가능성을 가까이에서 보고 느끼게 해 드리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버해서 평상시 보다 더 잘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 드러나고 보여 지면 됩니다.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만큼 섬겨 주시면 됩니다. 마음에 기쁨도 없는데 책임감이나 체면 때문에 억지로 섬길 것 까지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섬길 마음도 주시고, 시간과 형평도 되는데 억지로 참여하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물 흐르듯이 우리 교회의 지휘자이신 성령님의 인도를 따라 우리가 기쁘게 할 수 있는 최선을 한 번 다 해 보십시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도 우리 자신의 섬김의 근육이 어디까지 자랐는지 한 번 점검해 보는 통로로 삼아 보십시다.
저는 시온영락교회를 섬길 수 있는 특권을 가지게 된 것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우리 교회가 저의 한계 안에 갇히지 않고,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로 자라가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