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우리 믿음의 아버님 姑 전인식 장로님께서 평안히 하나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장로님이 천국으로 떠나시는 모습을 보면서 참 복이 많으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너무 길지도 않게 그렇다고 너무 짧지도 않게, 풍성한 찬송과 예배 가운데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떠나셨습니다. 장로님의 천국 가시는 길에 우리 시온영락가족들 한 분 한 분 찾아오셔서 인사를 나누시는 모습도 참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오는 5월 13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써니베일에 있는 Lima & Compagna 장례식장에서 천국환송예배를 드리고, 다음날 금요일 오전 10시에 같은 장소에서 발인예배, 정오경 Gate of Heaven에서 하관예배가 있을 예정입니다. 전정자 권사님과 유족들에게 그리고 우리 시온영락가족 모두에게 천국의 소망이 더 깊어지는 은혜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이어서 토요일(5/14)에는 탁구대회가 있고, 주일(5/15)에는 천국장터가 있습니다. 주말에는 어김없이 목장모임도 계속됩니다. 천국장터에 적지 않은 에너지가 들기 때문에 어떤 분들에게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겹쳤나? 왜 천국장터 날짜를 이렇게 잡았나? 이런 때에 웬 탁구? 온갖 생각들이 찾아 올 수 있습니다. 큰 교회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작은 교회에서는 이런 경우에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여러 해 동안 탁구대회와 천국장터가 겹쳐왔음에도, 우리에게는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이런 우리 시온영락교회가 너무나 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처한 형편과 상황 속에서 우리 교회 리더십들이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내가 서야할 자리에 서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천국환송예배도 더해졌습니다.
내가 모든 모임에 다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내”가 하고 있는 나의 “사역”을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설 경우, 일이 많아지면 마음이 눌리고 불편해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는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없이는 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성도의 죽는 것을 귀중히 보시는 하나님(시111:15)께서 이때에 천국환송예배까지 허락하신 것은 우연히 된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우리 교회를 더 아름다운 공동체로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입니다.
이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떻게 하나님의 사람답게 응답할 수 있을까? 이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떻게 더 사랑할 수 있을까? 하나님 앞에서 질문하시면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나의 최선만, 우선순위를 따라,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다하면 됩니다. 지휘자는 내가 아니라 성령님이십니다.
저는 시온영락교회의 담임목사로서 사역․행사․이벤트를 “잘” 하기를 추구하지 않고 행복하게 하기를 추구합니다. 조금 못해도 행복하고 즐겁게 서로 사랑하면서 하는 것에 최우선 순위를 둡니다. 일이 잘 될 때만 행복하다면 그 분은 행복하기도 쉽지 않고, 행복해도 피곤한 행복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일이 잘 안되는 것처럼 보일 때 서로 격려하고, 서로 믿어주고, 서로 이해해주고, 서로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공동체가 진정으로 행복한 공동체입니다.
내가 행복한 일이라고 꼭 다른 사람도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다른 분들에게도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VIP님들을 섬기기 위해서 탁구대회에 참여하고, 어떤 분들은 VIP님들을 섬기기 위해서 천국장터를 섬깁니다. 어떤 분들은 VIP님들을 섬기기 위해 돌잔치에 참석하고, 어떤 분들은 VIP님들을 섬기기 위해 다른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고 목장모임에 최선을 다합니다. 모양은 달라도 모두 같은 목적입니다.
어떤 분들은 아무리 참여하고 싶어도 형편이 되지 않는 분들도 계십니다. 어떤 분들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건강이 너무 좋지 않을 수 있고, 어떤 분들은 평생에 한 번 밖에 없는 소중한 가족 이벤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기분이 꿀꿀해지고 나빠져서 좀 쉬고 싶은 바로 그날이 찾아왔을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 사연이 있을 때가 있었던 것처럼, 형제에게도 사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틀림없이 사연이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를 믿어 줍니다.
지휘자는 성령님이십니다. 모든 모임에 다 참여하지 않아도 됩니다. 각자 내 사연에 따라, 성령님께서 인도하시는 만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만큼, 우선순위에 따라 참여하면 지휘자이신 성령님께서 사역의 크기도 결정하고, 열매도 결정해 줍니다. 시온영락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