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추수감사주일입니다. 1년에 한 번 있는 감사의 절기를 지키면서, 지난주에 제 아내와 아들과 함께 1년에 가장 감사한 일이 무엇이었는지를 나누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당시에는 크고 중요한 일이었는데 이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이 있더라구요. 제 아내는 한국에 방문했을 때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아무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것이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그 때 제가 올해 아내의 한국 방문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게는 올해 봄과 가을의 컨퍼런스를 통해서 우리 교회가 걸어가고 있는 “신약교회의 회복”이 어떤 말로 표현될 수 있는 건지를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참 감사했습니다. 제 아들인 은석이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았고, 학업을 무사히 감당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자기 감사도 같이 넣으니까 오늘 드리는 감사헌금에 자기 돈도 좀 빼서 같이 헌금 해달라고 하는 기특한 마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건 자기가 직접 하라고 해주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 가족의 추수감사 헌금은 한해 동안 감사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를 서로 나누어보고, 또 그 마음을 헌금에 담아서 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은석이와 통화를 하는 시간이 요즘에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가족목장이 있습니다. 한 달 전에 우리는 8가정이 함께 모여 가족목장 세미나를 했습니다. 그리고 가족목장을 하게 되면 너무 좋겠다는 마음을 함께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정도 이 목장을 매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는 은석이에게 한 주에 한 번씩은 함께 목장을 했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흔쾌히 동의해 주어서 2주차 때부터 시작했으니 이제 3주째 함께하고 있습니다. 한 주간에 일어났던 일을 이렇게 저렇게 나누면서, 한 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주시하고 경청하면서 “레브 쇼메아”, 서로를 듣는 마음을 함께 경험해 보고 있습니다. 지난주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두 시간을 통화하게 되었습니다. 용건만 간단히 하던 은석이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그 안에서 서로를 충만하게 채워주는 Quality Time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족 목장에 대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부모 대신 자녀를 가족 목장의 목자로 세웠더니,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참석하는지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부모님은 좀 피곤해서 슬쩍 넘어가려고 했는데, “가족목장 안해?”하면서 다가와서 혼자서 꼼꼼하게 준비한 게임을 진행하고, 서로 나눔을 하는 시간을 인도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뿌듯했다는 말씀을 듣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가정은 따로 시간을 빼서 목장으로 만나지는 못했지만, 1:1로 자녀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그 과정에서 위로/격려 /칭찬/CAN/WILL/감사 언어가 늘어나면서 관계가 예전과는 달라지고 회복되고 있다는 나눔도 들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는 이유로, 구성원들에게 이해를 기대하고, 때로는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나를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들으며 이해하는 만큼 나를 변화시켜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포함해서 일주일에 2~3시간! 이 시간이 가족의 관계를 깊게 합니다. 내 삶의 감사를 찾고 나눌 수 있게 합니다. “가족목장”! 제게는 감사의 근원이자 관계의 통로가 되어서 참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