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 아내와 아들,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지난주에 미국 동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버지가 보고 싶어 하시던 나이아가라 폭포를 먼저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많이 놀랐습니다. 미국 쪽에 있는 폭포도, 캐나다 쪽에 있는 폭포도 모두 나름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기에 어느 곳을 바라보아도 놀라운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면서 한 가지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한 생각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자연이 경이로운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만드신 하나님에 대한 생각이 제 마음을 훨씬 더 많이 채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가족 모두가, 또 은석이와 따로 폭포를 여러 번 보면서 그것을 주관하시는 분이 내 삶을 주관하신다는 것을 마음에 깊이 느끼며 참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의 크심에 가슴이 부풀고 마음이 따뜻해진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보스턴으로 가서 하버드 대학교와 MIT를 보고, 프린스턴으로 넘어와서 프린스턴 대학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공부했던 프린스턴 신학교도 함께 가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공부한 것이 제가 막 30살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그 후로 17년의 시간이 흘렀기에 저는 참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그 때의 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그런 제 변화가 무색하게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예전에 있던 도서관을 허물고 새 건물을 지었고, 주차 건물이 하나 생겼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가 살던 기숙사, 예배드리던 채플, 수업하던 강의실, 교수님들 연구실과 사택들까지... 학교는 그렇게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저를 맞아 주었습니다. 학교에 세워져 있던 나무들까지도 변함없이 서 있는 모습에서 저는 변치 않는 하나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바뀐다 하더라도 거기에 서서 저를 말없이 안아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거기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이틀은 뉴욕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별히 돌아오는 토요일의 일은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그 날 저희는 산호세로 돌아오는 날이었기에 아침 11시에 출발하는 크루즈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오기로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뉴욕의 교통체증을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중간에서 길을 한 번 잃으면서 1시 크루즈로 바꾸어서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1시에 탄 배가 항구에 다시 도착한 것은 오후 3:10, 그리고 저희의 비행기 시간은 4:55이었습니다. 토요일 오후, 차가 많이 막힐 때라서 항구에서 공항까지는 1시간이 걸리는 상황이었지요. 그래서 열심히 운전을 해서 공항에 4:15에 도착해서는 가족들을 내려주고 먼저 들어가라 하고, 저는 렌트카를 돌려주고는 출발 20분 전에 다시 카운터로 왔습니다. 그랬더니 너무 늦어서 비행기 표를 발권해주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닙니까? 이리저리 요청하다가 결국 안될 것 같은 마음에 여기저기를 찾는 과정에서 저녁 6시에 출발하는 다른 비행기가 산호세로 가는 그 날의 마지막 비행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급히 그 비행사의 창구로 가서 정말 마지막 남은 표를 끊어서 감사하게 비행기를 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산호세 도착 시간은 1시간 후였구요. 그런데 제가 탄 비행기가 얼마나 빨리 날았는지 딱 1시간을 먼저 도착하는 게 아닙니까? 그래서 공항에서 짐을 찾고 있던 제 가족을 만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우리 식구들의 기도 덕분에 경험한 주님의 은혜입니다.
제가 공항으로 갈 때는 강은일 권사님이, 공항에서 올 때는 박찬경 장로님이 라이드를 해 주셨습니다. 박찬경 장로님과 돌아오면서 이야기 하는데 장로님이 아직 미국 동부여행을 해 본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제 마음이 더욱 큰 감사로 가득해졌습니다. 제가 이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었지요. 교회가 허락해주시고 기도해주셔서 저희가 무사히 기쁨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