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이 목회 편지를 읽으실 즈음은 제가 휴스턴 서울교회 창립기념주일 1,2,3부 예배 설교를 다 마치고, 창립기념 임직예배에서 설교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가정교회 목회를 하는 목사로서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설교할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굉장한 영광이요 특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 영광과 특권을 누리게 된 것은 작년(2015년) 봄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와 이어서 진행된 이사회를 시온영락 가족여러분들께서 탁월하게 섬겨주신 까닭입니다. 수고는 여러분들이 하셨는데 영광은 제가 누리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자주 저의 얼굴을 빛나게 해 주셨는데, 저는 여러분들을 빛나게 해드리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것이 많아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이런 영광의 기회, 특권의 기회가 저에게 부여되면, 저는 언제나 기쁨 보다는 주저함과 부담감이 앞섭니다.
제 마음속에 일어나는 이 깊은 부담감의 정체를 저는 오래전에 직면하고 긴 세월 이 내면의 문제를 다루어왔습니다. 많이 노력했고, 많은 성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휴스턴 서울교회는 워낙 상징성이 큰 자리다 보니 제 마음속에 부담감이 무거운 돌덩어리처럼 밀려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저는 혹시라도 교회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염려합니다. 이런 자리는 저보다 더 뛰어난 분들이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미안한 마음을 갖습니다. 내가 이런 부담감까지 감수하며 설교해야 할 이유가 있나?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러나 그런 껍질을 다 벗겨내고 내면 깊숙이 들어가 보면, 제가 이런 극심한 부담감을 갖는 진짜 이유는 ‘아니 저 실력으로 어떻게 여기서 설교를 하지?’ ‘저 정도 설교를 위해서 강사로 청한거야?’ ‘우리 목사님 강사를 잘 못 골랐네 잘 못 골랐어!’라는 종류의 조롱을 듣게 될까 두려운 마음 때문입니다. 제 체면에 대해 염려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강사로 왔다고 칙사 대접을 받게 되면, 혹시라도 밥값도 못한 사람으로까지 치부될까봐 더 긴장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강사료를 극구 사양해 왔던 중요한 이유도 일부 그 부담감 때문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부담감의 출처는 불행하게도 저 자신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수많은 목사님들과 강사님들을 향해서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내면에서 판단해온 그 판단의 칼날이 저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나 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이런 나를 통해서는 하나님도 일하실 수 없을 것이라는 믿음 없음과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한다는 교만이 함께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실체가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올 때마다 저는 믿음을 조금 더해서, 망신을 당하면 당하리라 마음을 다 잡아 먹고 “예 주님!!, Yes My Lord!!"라고 대답하기를 계속 노력해 왔습니다. 저 자신에게 ‘네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너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너를 통해서 일하실거야’라고 자주 말해 줍니다. 강사 대접을 해 주시면 당당하게 받고 누리려고 노력합니다. “하나님께서 큰 은혜를 주실 것입니다!!” 믿음으로 선포합니다.
여러분의 담임목사가 조금 안쓰럽지요? 미안합니다. 그래도 저는 저에게 맡겨주신 사역에 믿음을 조금 더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자라 가고 더 성장하기를 힘쓰겠습니다. 부족한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여러분들도 여러분 자신의 믿음의 싸움에 힘써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휴스턴 서울교회의 조은지목녀입니다. 목사님 이름은 종종 가사원 홈피에서 봤지만 누구신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이번 저희 교회에 오셔셔 주신 말씀에 완전히 목사님께 반해 버려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려 기웃거리다가 목사님의 겸손하고 정직한 목회편지를 읽고 또 한 번 더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주일예배와 창립예배/집사안수식까지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말씀에 회개하게 하고 재헌신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