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목회방침이 분명하지 않고 혼란스럽다고 말씀하시는 분을 가끔 만납니다. 주로 교회생활에 열심이 있으신 분들이십니다. 구체적으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지시를 잘 하지도 않고, 당연히 해야 할 것 같은 일도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거나 오히려 여건과 상황이 안 될 때는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도록 길을 열어드리니, 열심히 무엇인가 해보시려는 분들에게는 힘을 모아주지 않고 오히려 힘을 빼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도 하는 것 같습니다.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저의 목회방침이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라, 여러분 각자가 지금까지 열심히 교회 생활해 오신 방식과 저의 목회 방침이 다른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언제 혼란스러움을 느끼세요? 그 혼란스러운 상황을 염두에 두시고 저의 목회방침들을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제가 늘 설교해 왔던 것입니다. 저의 가장 중요한 목회방침(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우리 교회의 지휘자는 성령님이십니다. 각 사람은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 앞에서 신앙생활을 합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각 사람의 선택을 존중해 주시는 것처럼, 모든 사람의 선택권을 존중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에서는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분에게 성령님의 이끄심이 있을 것이라고 서로가 서로를 믿어드리고, 하나님을 믿어드리기 때문입니다.
셋째, 나의 선택권(비전)이 중요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선택권(비전)도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원하는 길을 얼마든지 갈 수 있지만, 강제로 다른 사람을 내가 가는 길과 사역에 동참시키지는 않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있는 길을 함께 가지 않는다고 비난하거나 판단하거나, 수치심 혹은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보여주고, 설득하고, 기다립니다.
넷째, 자원하는 사람이 없는 사역은 안하는 쪽을 선택합니다.
다섯째,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인데 아무도 자원하는 사람이 없으면, 담임목사가 백업합니다. 안되면 교회 재정을 투입합니다.
여기에는 담임목사인 저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시온영락교회의 담임목사인 저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이 있습니다. 저는 보여주고 설득하고 기다립니다. 그러나 저와 같은 길을 가지 않는 분이나 다른 방향으로 열심인 분들이 계시지만 비난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그 분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 지를 듣기 위해 노력하며, 사랑과 섬김의 근육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며, 속도를 조절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주신 방향은 바꾸지 않습니다.
저는 각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신앙이 점점 더 성숙해 가면 하나님께 점점 더 순종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하나님께서 세우신 담임목사님이 여러 가지 부족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고 신뢰하는 마음 때문에, 담임목사님에게 순종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제가 제대로 목회를 하면 점점 더 하나님께서 저를 불러주신 방향으로 힘을 모으는 분들이 많아지고,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사역을 잘하기 보다는 수용성을 기르기 위해서 먼저 힘을 쏟았습니다. 다름을 수용할 줄 아는 수용성입니다. 그것이 사랑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고, 그래야 싸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용성만 충분히 길러도 상당히 좋은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싸우지만 않아도 좋은 교회입니다. 그러나 탁월한 교회가 되려면, 수용성을 넘어서 도전하는 도전정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수용성이 먼저입니다.
하나님께서 시온영락교회의 담임목사님으로 세워주신 저는 담임목사로서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를 부임 이후 지금까지 한결같이 추구해 왔습니다.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는 사단이 흔들 수 없는 교회, 상황과 형편에 흔들리지 않는 교회입니다. 둘째는 천국 열쇠를 가진 교회입니다. 천국 열쇠는 기도의 능력이고, 우리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능력이 우리가 사랑하는 분들에게 흘러나가고 영혼이 구원받고 예수님의 제자가 세워지는 교회입니다.
많은 목사님들과 교회들이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를 추구하고 있고, 다양한 모델교회들이 있습니다. 여러 모델들 가운데 시온영락교회 담임목사로서 제가 추구하는 것은 “가정교회”입니다. 그러나 “가정교회”는 완성이 아니라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로 가는 한 중간목표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가 이 중간목표에 도달해서 가정교회로서 자리 잡았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점이 가정교회 평신도세미나를 두 번째로 주최하는 때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여기에까지 왔습니다. 저와 함께 한 번 “가정교회평신도세미나”를 섬겨보는 데 도전해 보시겠습니까? 다음 목회편지로 무엇이 필요한지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