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이곳 STLC 예배당에서 마지막 주일입니다. 2010년 11월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으니 만 6년이 되어 갑니다. 지난 6년 동안 이곳에서 어떤 아름다운 추억이 있으셨습니까? 여러분은 이곳을 떠나면서 어떤 느낌을 갖게 되시나요?
저는 지난 6년 동안 이 예배당으로 인해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예배당을 빌려 쓰면서도 오전에 예배를 드릴 수 있는 환경에 감사했고, 우리가 원하는 것은 거의 제한 없이 마음껏 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떠나서 아쉽다거나 안타깝다거나 하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아마도 첫 번째 이유는 저 자신이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을 지루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변화 자체를 즐기는 성격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저는 늘 지루한 것을 못 견뎌 했습니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너무 너무 즐겁고 행복하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서 같은 일이 반복될 때는 괴로움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2년 정도가 제 인내심의 한계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고, 그로인해 “안정”을 더 원하는 제 아내가 마음고생과 실제 고생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한 곳에, 한 역할에 오래 머물러 있는 것, “인내”를 배우고 훈련하는 것이 저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저에게 은혜를 베푸셔서 그래도 나름 여기까지 많이 자라왔구나 하는 기특한 마음도 갖게 됩니다. 어떤 분들은 제가 너무 천천히 간다고 답답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예배당 이사라는 어쩔 수 없이 통과해야만 하는 이번 변화로 인해 우리가 겪을 불편함도 적지 않겠으나, 저에게는 오히려 하나님께서 하실 일과 변화에 대한 기대가 넘칩니다.
아마도 두 번째 이유는 우리의 추억이 예배당을 중심으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목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 교회가 참 건강한 교회로구나 하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하나님께서 왜 이런 과정을 허락하셨을까 기도하고 생각하면서 우리교회가 더 건강한 가정교회로 변하고 성장할 기회를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가정교회들 가운데 “목장사역 하나, 교회사역 하나”라는 표어가 있습니다. 우리는 성경적인 교회, 신약교회,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 보려고 노력하는 교회인데, 성경은 교회는 예수님을 머리로 하는 한 몸이고, 저와 여러분 한 사람은 한 사람은 그 몸의 지체라고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지체 중에 아무 일도 안하고 놀고 있는 지체는 없습니다. 그런 지체가 있다면 몸에 오히려 짐이 됩니다.
이곳에서는 교회에서 뭔가 일을 하고 싶어도 할일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측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사를 가면 여러 가지 일들이 눈에 뜨일 것입니다. 일하던 분들만 계속 일하면 금방 지치고 힘들고 재미없어 집니다. 그러나 함께하면 쉽고 재미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교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꼭 한 가지씩 찾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형제님은/자매님은 목장에서/교회에서 무슨 사역을 하고 계시나요?” 질문을 받았을 때, 꼭 대답할 말이 생기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목장사역 하나, 교회사역 하나, 시온영락가족의 표지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