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간은 슬픈 한 주간이었습니다. 저희 부부와 각별하게 지내는 후배 집안의 어머님이 갑작스럽게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고, 같은 날 이현경 집사님의 어머님께서도 갑작스럽게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두 천국 환송예배를 참석하기 위하여 급하게 일정을 조정하고, 서울에서 통영으로, 통영에서 진도로 그리고 진도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에 4일에 걸쳐서 부산에서 순천으로, 순천에서 전주로, 전주에서 다시 부산으로, 부산에서 구미로, 구미에서 다시 부산으로 그리고 부산에서 서울로의 긴 여행을 마친 후여서, 하나님께서 무슨 뜻이 있으셔서 대한민국 구석구석 땅밟기를 하게 하시는 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하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통영의 어머님은 굴양식장을 운영하시는데, 아침부터 몸이 좋지 않으셨는데도 굴 작업장에서 일하시는 30여명의 인부들의 점심 식사를 준비해 주시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신 후 남편과 함께 의사 선생님의 소견 설명을 들으시던 중에 갑자기 쓰러지셔서 눈도 뜨지 못하고 71세의 아까운 연세에 한 순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억척스럽게 일하시며 두 아들을 교수님으로 딸을 선생님으로 어엿하게 길러 놓으셨는데, 미처 남편과도 자녀들과도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헤어지셔서, 유족들의 섭섭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 달여 전 추석 때 손자 손녀들까지 빠짐없이 모두 모여서, 장남의 인도아래 함께 예배드리고 감사의 제목을 서로 나누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었고, 특별히 어머님께서 기뻐하셨는데 그것이 가족 모두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현경 집사님의 어머님은 10년 쯤 전 미국에 오셨을 때 당시의 목장식구들과 함께 레이크 타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는데 저와 제 아내도 함께 하였습니다. 거기서 몸이 불편하실 때 목장식구들과 더불어 간절히 기도하는 가운데 치유를 경험하신 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으로 귀국하신 후 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 오셨다고 합니다. 어머님의 구원을 위한 과정에 저를 써 주신 하나님께서 천국으로 환송하는 길에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이현경 집사님 역시 어머님의 임종을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은 컸으나, 지난 여름에 상황과 형편상으로는 쉽지 않았으나 무리해서 한국을 방문하여 어머님과 함께 보낸 시간이 있어서,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어머님을 천국으로 환송해 드릴 수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 수욕정이풍부지 자욕양이친부대" 라는 한시를 배운 것이 기억이 납니다.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기회가 있을 때 잘해야 하겠습니다. 부모님께도, 부부간에도, 자녀들에게도, 목장 식구들 사이에도, 모든 관계 속에서 마찬가지입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십계명의 제5계명은 하나님의 축복의 약속이 딸려 있는 첫 계명입니다(엡6:2). 한편으로는 그만큼 중요한 계명이라는 뜻이고, 또 한편으로는 그 만큼 실천하기가 어려운 계명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효도는 기독교 신앙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입니다. 이민 목회를 하는 저에게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도록 지금과 같은 기회를 허락해 주신 것에 시온영락가족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도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기회가 있을 때,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효도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자녀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될 것이고, 나중에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