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를 위한 많은 교훈들이 있습니다. 그 중 제가 참 좋아하는 말 중 하나는 “당신은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단에 올라가는가? 아니면 할 말이 있어서 올라가는가?”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장일 뿐만 아니라 수시로 제 스스로에게 되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전임전도사 생활을 할 때, 부목사님 한 분이 제게 목사는 쿡 찌르면 설교가 나와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씀해 주신 것이 기억이 납니다. 이 때 저는 그런 설교는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설교일까, 아니면 할 말이 있어서 하는 설교일까를 깊이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설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올라가는 목회자라면 일반 직장인과 별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해야 하는 직무를 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새벽기도 시간에 저를 위한 간구를 할 때 저는 “하나님, 주일마다 단에 올라갈 때 할 말이 있어서 올라가는 종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라는 기도를 빼지 않고 하게 됩니다.
그런데 할 말이 있어서 올라가려면 할 말이 내 안에 쌓여야 합니다. 내 안에 어떤 말이 쌓이고 있는지는 내 자신이 가장 잘 압니다. 해야 할 말이 쌓이지 않을 때처럼 설교 준비가 어려운 적은 없습니다.
새벽기도 시간에 하나님이 주시는 응답이든, 묵상을 통해 받은 영감이든, 책을 읽으며 받은 깨달음이든, 삶 가운데 체험한 은혜든, 아니면 힘든 문제를 안고 싸우면서 획득한 지혜든 무엇이라도 내 안에 쌓여 은혜로 흘러 나갈 자원이 있을 때 힘 있는 설교가 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목장 나눔도 같은 원리구나”라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내 안에 나눌 말이 쌓여야 깊은 나눔이 됩니다. 각 목장이 모여서 한 주의 감사 나눔을 할 때 스스로에게 질문 해 보기 바랍니다. “나는 나눔 시간이 다가와서 나누는 사람인가? 아니면 할 말이 있어서 나누는 사람인가?”
순서가 다가와서 나누는 사람은 나눔 내용이 매 주 큰 차이가 없이 거기서 거기일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이것도 은혜입니다. 자기를 숨기려 하고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너무 편만해져 버린 오늘의 시대에 그런 마음을 가진 것이 어딥니까? 하지만 나눌 것이 있는 사람은 목장 오기 전부터 마음에 뭔가가 채워 져 있습니다. 지난 한 주 내 안에 쌓인 은혜를 나누고 싶어 가슴이 뛰기까지 합니다.
나눌 것이 있으려면 한 주 간 내 삶에 쌓이는 나눔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기도응답이든, 말씀을 적용해 본 경험이든, 생활 가운데 발견한 작은 은혜이든 무엇이든 있어야 합니다. 영혼을 사랑해 본 경험, 사역을 통한 보람, 희생을 치른 헌신, 이러한 것들이 적어도 한 번은 내 한 주간의 삶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런 삶을 소망하고 그런 자리에 섰을 때 담대하게 한 발을 내 디딜 줄 알아야 합니다. 경험이나 보람이나 헌신과 같은 것을 볼 수 있는 눈도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나눔이 달라집니다. 깊어집니다.
나눌 것이 있어서 나눔이 풍성해지는 우리 모든 목장들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