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화요일 저녁부터 혈압이 높아져서 이번 주 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루 혈압약을 먹지 않았더니 110/170까지 순간적으로 올라가서 며칠간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뒷목이 뻐근해지기 시작하면서 조금 어지럽고 매스꺼운 기운이 지속이 되었습니다. 금요일 저녁 목장을 끝낸 후부터 좋아지기 시작해서 이제는 예전의 혈압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기억하고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한주를 겪으면서 제게 크게 다가왔던 깨달음들이 있어서 함께 나누어 보려 합니다.
첫째는, 우리 식구들의 아픔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에 감사했습니다. 저보다 더 높은 혈압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 디스크로 인해서 움직일 때 지속적인 통증이 있으신 분들, 팔이 아파서 밤에 잠을 자기 힘드신 분들, 연로하심으로 인해 오는 어쩔 수 없는 아픔들... 이러한 아픔들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직접 몸으로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감사했습니다. 새벽에 엎드릴 때 기도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시간이어서 더욱 감사했습니다.
둘째는, 이 땅에서 제게 주신 사명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감사했습니다. 늘 젊고 늘 건강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결국 한 번밖에 살아갈 수 없는 인생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며, 그렇다면 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더 깊어졌던 한 주였습니다. 생존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한 번 주신 삶인데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욕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명을 붙들고 주님의 일을 하다가 주님을 만나게 되면 얼마나 행복할까를 깨달았던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밖에는 채울 수 없는 삶의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다 결국은 실패하는 삶으로 살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을 분명히 깨닫고 그 길로 한걸음을 디뎌보는데 주저하지 않을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 그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내 힘으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역할을 회복하는 사람!! 그러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주님 앞에서 더욱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명의 삶을 걷다가 좀 넘어지더라도 두려워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벌떡 일어나서 몸에 묻은 흙 툭툭 털고 다시 뛰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를 도취하게 만드는 과거의 성공에도, 실망과 죄책감을 일으키는 과거의 실패에도 내 눈을 돌리지 않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서 제게 주시기로 준비하시는 부르심의 상을 좇아, 결승점에 다다른 100m 선수들처럼 “몸을 내밀면서” 달려가 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감사했던 것은 내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인지가 분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영혼구원하고 제자양육하는 삶! 내가 이 사명의 길에 서 있지 않으면 더 편해지고 더 행복해질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렇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져서 참 좋았습니다. 몸이 힘든 상황 속에서 예수님을 전할 사람을 만났을 때, 이제는 제자로 세워지면 좋겠다고 기도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그 분들을 위해 기도할 때, 내 몸의 불편함이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던 일이 감사했습니다. 그 때, 사명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우리가 함께 이 길에 서 있는 교회여서 참 좋고 행복합니다. 때로는 지치고 때로는 험하겠지요. 때로는 우리 몸이 삐걱거려 힘들 때도 있겠지요. 하지만 어떤 상황 속에서도 우리를 붙드시는 주님 바라보고 이 사명의 길로 계속 함께 힘있게 걸어가는 시온영락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