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려주일이고 이번 주간은 고난주간입니다. 4월 12일은 부활주일이구요. 저는 어머니를 따라서 유치원 때부터 교회를 다녔습니다. 그런데 지금껏 제가 겪어왔던 모든 고난주간과 부활주일 중에서 가장 조용하게 지나가는 해인 것 같습니다. 찬양대에서는 부활주일 특별 찬양을 준비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논의해 왔었지만 결국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모아서 준비하시기 위해서 논의하시고 힘쓰시던 모습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고난 주간 금요일에는 성 금요일 (Good Friday) 예배를 드렸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그 예배도 드리지 못하게 되겠네요. 매년 드렸던 고난주간 특별 새벽예배도 올해는 함께 만나서 드리지 못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주에는 고난주간 특별 새벽예배를 온라인으로 함께 드려보려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Youtube의 “시온영락교회” 채널에 들어오시면 평일에는 5:30am에, 토요일에는 6:30am에 보실 수 있도록 업로드 해놓겠습니다. 가능하면 같은 시간에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시청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지키지 못했다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매일 함께 하며 모두 같은 페이지에 함께 서 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년부터 우리는 특별 새벽예배나 심야예배를 드릴 때 함께 책을 한권씩 읽으며 말씀을 나누어 왔습니다. 올해를 열었던 신년 특별 새벽예배 때는 팀 켈러 목사님의 “일과 영성”이라는 책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팀 켈러 목사님은 뉴욕에 위치하고 있는 리디머 (Redeemer) 교회를 담임하시는 목사님입니다. 건강한 교회의 모습을 찾아가기 위해서 힘쓰는 교회 중의 하나입니다. 이 목사님은 여러 책을 썼습니다만 가장 많이 알려진 책은 “탕부 하나님 (Prodigal God)”라는 책입니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소위 말하는 ‘탕자의 비유’를 그동안 잘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안목으로 다시 읽어보는 책입니다.
이 책의 모두에 팀 목사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비유는 흔히 ‘탕자의 비유’로 불리지만,... 한 아들만을 이야기의 유일한 초점으로 떼어놓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이 내러티브는 동생 못지않게 형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두 아들 못지않게 아버지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흔히 탕자로 번역되는 문구의 형용사 ‘prodigal’은 ‘제 멋대로 군다’라는 뜻이 아니라 ‘무모할 정도로 씀씀이가 헤프다’라는 뜻이다. 하나도 남김없이 다 쓴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 단어는 비유 속의 둘째 아들만이 아니라 아버지를 수식하는 말로도 어울린다. 아버지가 아들의 죄를 따지거나 그에게 죄의 책임을 ‘돌리거나’ 응보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유 속의 아버지는, 예수님이 아주 잘 아셨던 하늘 아버지를 상징한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하나님은 앞뒤 재지 않고 아낌없이 다 내주시는 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분은 자녀인 우리에게 그야말로 ‘탕부’이시다. 하나님의 무모한 은혜야말로 우리의 가장 큰 소망이요, 삶을 변화시키는 경험이며, 이 책의 주제도 바로 그것이다.”
이번 한 주간을 통해서 십자가에 자신의 아들을 아낌없이 내어주시며 우리를 은혜의 자리로 부르시는 탕부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깨닫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매일 메시지를 준비하겠습니다. 매일 새벽, 그리스도인으로서 나의 자리를 확인하고 그 곳에서 ‘무모할 정도로 씀씀이가 헤프게’ 우리를 사랑하시는 탕부 하나님을 알고 경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